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고대 유적 조사가 계속해서 성과를 내고 있다. AI의 활약으로 새로운 나스카 지상화가 한꺼번에 세 점 특정됐다.

일본 야마가타대학교 연구팀은 AI를 동원한 발굴 조사에서 물고기와 새 등 총 3점의 나스카 지상화를 발견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AI를 이용한 지난해 발굴 조사에서 총 168점의 나스카 지상화를 새로 파악한 바 있다.

이번에 확인된 나스카 지상화 가운데 가장 큰 것은 78m나 된다. 새의 다리를 형상화한 것으로 추측된다. 물고기 지상화는 19m, 새 지상화는 17m 규모다. 

AI를 이용해 발굴한 새로운 나스카 지상화의 하나. 새의 다리를 닮았으며 크기는 약 78m다. <사진=야마가타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페루 사막에 그려진 이번 나스카 지상화들이 기원전 400~650년 사이에 그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여타의 나스카 그림에 비해 라인이 대체로 희미하다.

야마가타대학교 고고학자 사카이 마사토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018년부터 일본 IBM과 함께 AI를 이용한 나스카 지상화 조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일본 도쿄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광활한 나스카 대지를 상공에서 촬영하고 AI에 학습시켰다. AI는 지금까지 사람들이 발견한 나스카 지상화의 정보를 토대로 새로운 라인들을 찾아냈다.

사카이 교수는 "사람과 AI가 협업하면 기존에 20년이 걸리던 나스카 라인 조사를 단 1년 만에 진행할 수 있다"며 "2022년 새로운 나스카 라인을 무려 168점 발견한 것은 거의 AI의 힘"이라고 전했다.

나스카 지상화 중 일반에 널리 알려진 벌새 형상. 페루 나스카 지역에 이런 고대 지상화가 왜 그려졌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진=pixabay>

AI가 처음부터 나스카 라인을 쉽게 포착한 건 아니다. 특정 유물을 찾는 AI 학습에는 보통 수천, 수만 장의 사진이 필요한데 나스카 지상화의 경우 쓸 만한 것은 대중에 널리 알려진 21점뿐이었다.

사카이 교수는 "AI에 한정된 정보만 주고 나스카 지상화의 다양한 특징을 학습시키기 위해 특별한 조치가 필요했다"며 "단 21점의 지상화를 분리해 총 307점으로 세분화했고, 이를 통해 정밀한 학습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각한 온난화로 사막인 페루 나스카 지역에 비가 잦아지면서 나스카 지상화는 파괴될 위험에 직면했다"며 "고대 유적을 제대로 보호하기 위해 AI를 통한 신속한 발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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