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성서를 그대로 둬도 좋습니다."
초·중학생 교육 과정에서 성경을 배제한 미국 유타 주 데이비스 학군이 학부모와 보수파의 거센 반발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학교에서 사라졌던 성서는 결국 3주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 북쪽에 자리한 데이비스 학군은 21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달 초 시행한 초·중학교 교과 과정의 성경 수업 폐지를 20일부로 원상복구했다고 발표했다.
데이비스 학군 교육위원회는 지난달 정기 회의에서 기독교 교리를 담은 경전 성서를 지역 초등학교 및 중학교 교육 과정에서 빼기로 의결했다. 이 안을 이달 초 시행한다고 밝혀 유타 주는 물론 미국 전체에서 논란이 됐다.
이번 소동은 지난해 3월 한 학부모가 위원회에 학생 교과 과정에 포함된 성경의 재심사를 요구하는 진정을 내면서 시작됐다. 민원인은 8페이지 분량의 진정서에서 성서가 천박하고 폭력적으로 아이 교육에 전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원회가 받아들이자 미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미국은 기독교 신자 비율이 2021년 기준 63%다. 신자 수가 계속 줄고는 있지만 미국이 전통적인 기독교 국가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데이비스 학군의 초등학교 및 중학교 성경 철거는 큰 논란으로 번졌다. 미국 전체의 보수파가 거세게 반발하자 위원회는 부랴부랴 재심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데이비스 학군은 지난 20일을 기해 모든 초등학교와 중학교 도서관에 성경을 다시 들여놨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데이비스 학군은 전통적으로 교회와 강한 교류를 이어왔다. 위원회는 성경을 초·중학교 도서관에서 빼낸 뒤 몰몬교의 성서 몰몬경도 교과 과정에서 뺄 것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