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약 40광년 떨어진 외계행성 '트라피스트-1c(TRAPPIST-1c)'에는 당초 기대와 생명체가 존재하기는 어렵다는 관측 결과가 나왔다.

독일 막스플랑크 천문학 연구소(MPIA)는 19일 공식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트라피스트-1c'에 금성과 같은 두꺼운 대기는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MPIA의 이번 보고서 내용의 근거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다. 연구소 관계자는 "'트라피스트-1c'의 표면에서 나타나는 열방사(파장 15μm)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중간 적외선 장치(MIRI)로 분석한 결과, 낮측 온도는 약 110℃였다"며 "이는 금성에 비해 300℃가량 낮은 수준으로, 강한 온실효과를 야기하는 두꺼운 대기가 없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트라피스트-1c의 위치. 트라피스트-1b, d와 함께 주성의 해비터블 존에서 벗어나 있다. <사진=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트라피스트-1c'는 적색왜성 '트라피스트-1' 주변에서 발견된 7개 외계행성 중 하나다. 지구와 비교해 직경은 1.10배, 질량은 1.31배로 지구, 금성과 비슷한 암석 행성으로 여겨졌다. 주성의 주변에 형성되는 해비터블 존(물과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구역)에서 벗어나 있지만 강한 항성풍이 행성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오히려 높인다는 최근 연구 결과로 크게 주목받았다.

조사 관계자는 "'트라피스트-1c'와 주성의 거리는 태양-지구의 약 1.6%로 상당히 가깝다"며 "'트라피스트-1c'는 강한 조석력의 작용으로 자전과 공전주기가 동기화한 조석잠금 상태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생각이 맞는다면 '트라피스트-1c'의 한쪽에는 줄곧 낮, 반대편에는 밤이 이어질 것"이라며 "적색왜성은 태양보다 작고 표면 온도가 낮지만 강한 항성풍이나 자외선을 방출하는 관계로 주변 행성의 대기를 벗길 가능성이 제기됐는데, 이번 관측에서 이 가설이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트라피스트-1 항성계의 상상도. 막스플랑크 천문학 연구소는 주성과 가장 가까운 두 행성의 제임스웹우주망원경 관측 데이터를 최근 분석했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학계는 '트라피스트-1c'가 제대로 대기를 유지한 상태라면 그간 이어져온 해비터블 존의 이론이 수정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관측에서 '트라피스트-1c'보다 주성에 더 붙어 공전하는 '트라피스트-1b'는 대기가 거의 없는 수성과 비슷하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실망스러운 결과에도 MPIA 연구팀은 '트라피스트-1c'를 얇은 대기가 둘러쌌을 일말의 희망은 놓지 않았다. 이들은 2030년 활동이 예정된 주경 39.3m 규모의 유럽남천문대(ESO) '유럽 초대형 망원경(ELT)의 추가 관측에 기대를 걸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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