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고대 마야의 거대 도시가 멕시코 정글 속에서 발견됐다. 레이저 펄스를 활용하는 라이다(LiDAR)와 드론을 동원한 현대식 탐사가 거둔 성과로 더욱 주목된다.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INAH)는 20일 공식 채널을 통해 멕시코 남동부 캄페체 발람쿠 생태보호구역 내에서 고대 마야 도시가 특정됐다고 전했다.

INAH에 따르면, 햇빛도 제대로 들지 않을 만큼 울창하고 깊은 정글에는 고대 피라미드와 경기장 터, 정교한 돌기둥, 집터 등 마야 문명의 흔적이 수도 없이 존재한다. 탐사에 참가한 고고학자들은 마야 유카텍 언어를 따 이곳을 오콤툰(Ocomtun, 돌기둥)으로 명명했다.

하늘에서 본 오콤툰 유적의 일부 <사진=INAH 공식 홈페이지>

INAH 관계자는 "오콤툰은 서기 250년 탄생한 잃어버린 고대 마야의 도시로 생각된다"며 "거대한 피라미드를 중심으로 돌기둥이 끝없이 늘어섰고, 잘 설계된 건물과 드넓은 광장, 동심원 모양으로 배치된 신성한 돌 구조물의 잔해가 남아있다"고 전했다.

고고학계는 오콤툰이 서기 250~1000년 유카탄반도의 중앙 저지대 전체에 자리했고, 당시 마야 문명의 중심지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대략적인 넓이는 2586㎢로 룩셈부르크 전토와 맞먹고 다른 마야 문명의 촌락과 마찬가지로 광대한 습지를 내려다보는 높은 지대에 위치한다.

오콤툰으로 들어가는 돌계단 일부 <사진=INAH 공식 홈페이지>

피라미드의 높이는 약 15m로, 인근에는 스페인 정복 이전까지 사용된 구기장이 여럿 자리한다. 학자들은 선수들이 허리 반동을 이용해 공을 돌로 된 고리 속에 넣는 경기를 즐겼다고 추측했다. 고대 마야인들은 의식 및 종교 시설 옆에 경기장을 짓곤 했다. 이는 아즈텍 문명도 비슷하다.

이 귀중한 유적은 지난 3월 발람쿠 생태보호구역 상공을 드론으로 관찰하던 고고학자가 우연히 발견했다. 드론 영상에서 피라미드와 집터를 알아챈 이 학자는 동료들과 대규모 발굴 조사를 진행, 큰 성과를 냈다.

오콤툰 유적 곳곳에 널린 돌기둥 <사진=INAH 공식 홈페이지>

INAH 관계자는 "발람쿠 생태보호구역은 풍부한 삼림과 광활한 습지 등 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다"며 "자연 그대로 유지된 곳이기에 오콤툰은 위성에도 잡히지 않아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발달한 문명을 영위한 마야인들은 오콤툰 같은 정교한 고대 도시를 여럿 만들었을 것"이라며 "유적을 보다 자세히 관찰하면 마야인의 흥망성쇠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