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500만 년 전 형성된 멕시코의 거대 동굴에서 미처 확인되지 않은 미지의 통로가 발견됐다. 안 그래도 깊은 이 동굴의 규모가 상상 이상이라는 탐사 결과에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페인판은 28일 공식 채널을 통해 멕시코 동굴 시스테마 와우트라(Sistema Huautla)의 알려지지 않은 통로를 발견한 국제 탐사팀 보고서를 소개했다.
총 37명으로 구성된 탐사팀은 지구에서 열 번째로 깊은 동굴 시스테마 와우트라를 지난 4월부터 정밀 탐사했다. 지질학자와 화학자, 지구과학자 등으로 구성된 탐사팀은 지난 2014년부터 '시스테마 와우트라 동굴학 프로젝트'를 정하고 매년 조사를 이어왔다.
1960년대 미국인 동굴 탐험가가 처음 발견한 시스테마 와우트라는 멕시코 남서부 오아하카 주에 자리한다. 시에라 마자테카 산맥에 형성된 거대 동굴로 이번 조사에서 미지의 통로 222m 구간이 새로 파악됐다.
조사에 참여한 지질학자 크리스 히긴스는 "이번 발견으로 동굴의 길이는 무려 100㎞를 넘어섰다"며 "아직 이 동굴의 비밀이 전부 밝혀진 것은 아니라서 앞으로 어떤 통로가 추가로 발견될지 속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2023년 시점에서 시스테마 와우트라 동굴은 지구상에서 열 번째, 서반구에서 가장 깊은 동굴이 됐다"며 "이 엄청난 동굴의 맨 위 입구부터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직선으로 무려 1581m 깊이에 도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탐사로 총연장이 100.91㎞가 된 시스테마 와우트라 동굴의 입구는 26개다. 탐사가 매년 4월에 이뤄지는 것이 특이한데, 동굴이 워낙 넓고 복잡해 숙련된 탐험가나 학자들도 일단 발을 들이면 쉽게 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크리스 히긴스는 "탐사팀은 조를 짜 동굴 내부에서 야영을 해야만 한다"며 "멕시코 서남부의 기후 특성상 비가 많이 오는 계절에 조사를 하다가는 홍수로 동굴에 갇힐 수 있도 있다. 올해 4월도 예년보다 비가 많아 아주 위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탐사에 참여한 학자들은 동굴의 어둠 속에 펼쳐진 풍부한 생태계가 태고 그대로 간직돼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학자들은 햇빛이 들지 않아 어둡고 서늘한 동굴의 환경에 적응한 생물들 중에는 이미 멸종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도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