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 테스트 중 발생한 일본 ‘입실론S’ 로켓 2단 엔진의 폭발은 모터 케이스 파손이 주원인으로 확인됐다. 모터 케이스는 로켓 엔진의 고압을 견디는 기본적인 부품이다.
일본 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JAXA)는 17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입실론S’ 로켓의 2단 엔진은 모터 케이스가 부서지면서 폭발했다고 발표했다. 엔진을 덮는 모터 케이스는 내부에서 발생하는 압력을 견디는 부품이다.
JAXA 관계자는 “데이터 검토 과정에서 모터 케이스의 압력이 갑자기 0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케이스 내부의 이상으로 압력이 일시에 내려간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이어 “모터 케이스 내부에는 통상 대기압의 70배 가까운 압력이 발생한다”며 “엔진이 비정상 연소를 일으켜 케이스가 견디는 압력 한계를 넘기면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엿다.
신형 중소형 로켓 ‘입실론S’는 지난 14일 오전 9시 일본 아키타현 JAXA 노시로 실험장에서 연소 테스트에 나섰다. 점화 1분도 지나지 않아 굉음을 내며 폭발했고, 소방대가 진화하는 데만 1시간30분가량이 소요됐다.
실험에 사용한 엔진은 길이 3.2m, 지름 2.5m로 기존 ‘입실론’ 로켓의 2단 추진체 내 엔진보다 약 3t 많은 약 18t의 연료를 실을 수 있다.
‘입실론S’의 엔진이 테스트 도중 폭발하면서 일본의 우주개발은 난항에 빠졌다. 지난해 ‘입실론’ 6호기가 발사 뒤 공중에서 폭발했고 절치부심해 완성한 차세대 주력 로켓 ‘H3’마저 지난 3월 공중분해됐다. 여기 탑재된 최신 관측 위성 ‘다이치 3호’는 태양광 발전 패널도 펴보지 못하고 로켓과 함께 폭발했다.
기본적인 부품의 결함도 일본으로서는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로켓의 모터 케이스는 고압에 견뎌야 하므로 강인해야 하는데, 동시에 가벼워야 한다. 유리섬유와 아라미드가 순차적으로 적용됐고 고강도 탄소 섬유가 최근 많이 사용된다.
JAXA는 2단 엔진 폭발의 원인을 보다 철저하게 분석해 ‘입실론S’ 로켓 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폭발로 날아간 노시로 실험장의 진공 연소 실험동도 복구할 방침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