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마술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가시적인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독일 고고학 및 역사학자들로 구성된 단체 MagEIA(Magic between Entanglement, Interaction, and Analogy)는 20일 공식 채널을 통해 고대 마술서를 수집하고 여기 담긴 내용을 분석·연구하는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전했다.
율리우스 막시밀리안 뷔르츠부르크대학교가 자금을 조달하는 MagEIA는 고대 마술과 그 문헌의 연구, 이해를 통해 마술이라는 장르가 역사에서 가진 의미를 재조명하기 위해 설립됐다.
예산 350만 유로(약 50억원)가 투입돼 4년간 진행될 MagEIA의 활동은 고대 이집트와 근동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곳에 정착한 고대인들이 어떤 마술을 만들었고, 이것들이 중앙아시아 등 해외로 어떻게 퍼져나갔는지, 그리고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줬는지 들여다본다.
마술은 고고학이나 역사학, 인류학, 화학, 천문학 등 여러 학문과 연관이 있다. 다만 세계 어디를 들여다봐도 마술을 교양과목 이상 중요하게 가르치는 교육 기관은 없다. 이런 현실이 바로 MagEIA가 조직된 이유다.
MagEIA 관계자는 "고대 마술은 외적의 침입을 막거나 심지어 배우자를 찾는 데도 동원됐다"며 "거의 모든 고대 문화의 문서 중 마술서가 빠지지 않는다. 마술은 고대 종교나 사상가들을 연구할 중요한 정보원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집트 마술의 역사와 전파된 상황을 알아내면 수천 년 전 지중해 동부에서 중앙아시아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에 문헌과 지식이 퍼진 경위에 대해서도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늘날 서양 문화에서 마술의 역사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는 점차 활발해지는 추세다. 고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마술 서적은 그리스, 로마를 넘어 유럽 전체의 전통과 문화, 종교에 지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