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네시아인의 체중이 대체로 많이 나가는 것은 험난한 항해에서 살아남기 위한 진화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연구팀은 21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폴리네시아 사람들이 새 대륙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보다 통통한 체격을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폴리네시아는 오세아니아의 일부로 '폴리네시아 삼각형' 지역에 속하는 약 1000개 섬을 뜻한다. 폴리네시아인들은 하와이·사모아·투발루·통가인 및 마오리족으로 구성되는데, 이들의 조상은 배를 이용해 세계 곳곳을 다닌 것으로 유명하다.

전형적인 폴리네시아인의 체격. 평균 체중이 남성은 95㎏, 여성은 85㎏으로 집계될 정도다. <사진=pixabay>

폴리네시아인은 남녀 모두 다른 인종보다 과체중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체 폴리네시아 지역 사람들의 체중은 남성이 평균 95㎏, 여성이 85㎏이었다. 실제 폴리네시아인은 대체로 지방이 두꺼운 체질이다. 이런 특징은 뉴질랜드에 카누를 타고 정착한 동폴리네시아인이 두드러진다.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은 현대 폴리네시아인의 체격이 유래한 이유를 과거 역사에서 찾았다. 폴리네시아 사람들은 고도의 항해술로 남극대륙에 최초로 도달했을 가능성이 제기될 만큼 많은 곳을 탐험했다. 연구팀은 혹독한 이동에서 살아남기 위해 에너지를 몸에 저장할 필요가 있었고, 이것이 폴리네시아인의 체격에 영향을 줬다고 생각했다.

연구팀은 체중이 항해 중 체온 조절을 위한 에너지 소비에 미친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세 가지 체형을 검토했다. 하나는 현대 폴리네시아인을 닮은 체형, 둘째는 그보다 체중이 더 나가는 체형, 셋째는 아주 무겁고 피하지방도 두툼한 체형이다.

이스터 섬으로 알려진 라파 누이 역시 폴리네시아인이 제일 먼저 상륙했다. <사진=pixabay>

이후 연구팀은 바람과 해류에 따라 하루에 진행하는 거리를 추측하는 항해 시뮬레이션 모델을 동원했다. 동폴리네시아인이 타히티에서 뉴질랜드로 항해할 때 기온, 바람 등 환경 조건을 입력하고 항해 시 체온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계산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폴리네시아 뱃사람들의 체온 유지에 하루 최소 965칼로리(cal)가 추가로 필요했다고 결론 내렸다. 필요한 에너지를 모두 지방 연소로 충당할 경우 25일간의 여행에서 최소 체중 약 2.6㎏을 잃었다는 계산이 나왔다. 근육까지 소비됐다면 많게는 6㎏의 체중이 빠질 가능성도 확인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최종적인 수리모델 계산에서 뚱뚱한 사람은 열 손실이 적고 몸집이 작은 사람보다 에너지 유지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것이 동폴리네시아 사람들이 다른 폴리네시아인에 비해 여성은 약 31%, 남성은 약 24% 체중이 더 나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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