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약 199억㎞ 떨어져 있는 행성 탐사선 '보이저(Voyager) 2호'의 통신이 완전히 정상화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5일 공식 채널을 통해 명령어 오전송으로 통신이 끊어졌던 '보이저 2호'와 양방향 소통이 100% 재개됐다고 전했다.

8일 현재 NASA가 운용하는 우주 통신망 '딥 스페이스 네트워크(deep space network, DSN)'는 '보이저 2호'와 원활하게 통신 중이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15일 실시될 '보이저 2호'의 리셋 프로그램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

'보이저 2호'는 지난 7월 21일 자로 DSN과 통신이 두절됐다. '보이저 2호' 운용팀이 실수로 엉뚱한 명령어를 전송했고, 이를 받아들인 탐사선의 안테나가 지구와 다른 방향으로 틀어진 결과였다.

토성을 지나는 보이저 2호의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부랴부랴 수정된 명령어를 재전송하는 등 상황 수습에 나선 NASA 운용팀은 지난 1일 '보이저 2호'의 희미한 신호를 잡는 데 성공했다. 한숨 돌린 운용팀은 10월 '보이저 2호'의 리셋에 희망을 걸었다. '보이저 2호'는 이번과 같은 비상 상황에 대비해 정기적으로 시스템을 보정하는 리셋 프로그래밍이 돼있다.

NASA 관계자는 "이후 지속적인 명령어 재전송 과정에서 '보이저 2호'는 천만다행으로 DSN과 통신을 재개했다"며 "37시간 만에 돌아온 '보이저 2호'의 확실한 답변에 운용팀은 일제히 환호했다"고 전했다.

1977년 쌍둥이 탐사선 '보이저 1호'와 함께 시차를 두고 발사된 '보이저 2호'는 태양권을 넘어 아득히 먼 성간 우주를 비행 중이다. 워낙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 DSN과 통신에만 편도에 18시간30분가량이 소요된다. 1개월 늦게 발사된 '보이저 1호'는 2호와 궤도가 달라 현재 지구에서 약 238억㎞나 멀리 날아가 있다.

스페인의 DSN 안테나. 심우주까지 날아간 장비들과 통신이 가능하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보이저 2호'와 통신이 재개되면서 NASA의 DSN에도 관심이 쏠렸다. 1970년대부터 조성된 고감도 심우주 통신망 DSN은 최소 34m, 최대 72m의 원형 안테나를 갖춰 우주로 날아간 탐사선이나 인공위성, 탐사 로버들과 통신한다. 현재 미국과 스페인, 호주, 서아프리카 등지에 지상국을 두고 있다.

NASA 관계자는 "거의 광속으로 날아가는 전파지만 '보이저 2호'에 닿기까지 엄청나게 긴 시간이 걸린다"며 "약 50년 전부터 도입해 계속 업그레이드한 DSN이 없었다면 탐사 장비들과 원활한 통신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0일 발사 46주년을 맞는 '보이저 2'호는 '보이저 1호'와 더불어 오는 2025년까지 임무 수행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후의 작동 여부는 모든 탐사 장비와 마찬가지로 '보이저' 쌍둥이의 남은 동력과 운에 달렸다고 NASA는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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