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사람들이 양산으로 햇볕을 막는 것처럼 지구로 쏟아지는 태양광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왔다.

미국 하와이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지구를 향한 태양광 입사량을 줄여주는 인공 구조물 '솔라 실드(Solar shield)'를 소개했다.

연구팀은 뙤약볕에 몸을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이 양산을 쓰는 상황에서 '솔라 실드'를 떠올렸다. 올해 유례없는 무더위로 지구촌이 신음한 만큼, 향후 더 심해질 폭염에 대비해 지구에 방패를 씌우자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이런 방법은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이 과거에도 고민한 바 있다. 다만 구조물을 지구 밖에 띄우기부터 만만찮다. 실드가 받을 지구 중력의 균형을 고려해야 하고 태양의 강한 방사압에 날아가지 않으려면 무게가 상당해야 한다. 재료를 일일이 지구에서 로켓으로 쏘아 올려야 하기 때문에 가장 가벼운 소재를 택하더라도 엄청난 비용이 든다.

인류는 태양광을 물리적으로 차단할 장치를 과거부터 고안해 왔다. <사진=하와이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작업 현장에서 흔히 사용되는 카운터 웨이트, 즉 균형추에 주목했다. 지게차나 포클레인 등 하중이 한쪽에 쏠리는 중장비의 평형을 맞추려 장착하는 균형추를 '솔라 실드'에 연결하면 중량을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특히 연구팀은 이 균형추를 직접 제작할 것이 아니라, 지구 근처를 떠도는 소행성을 이용하자고 제안했다. 소행성을 포획해 '솔라 실드'와 연결하면 지구에서 균형추 재료를 발사할 필요가 없다. 소행성 대신 달 표면의 레골리스를 뭉쳐 사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거대한 방패 구조물과 균형추로 구성된 '솔라 실드'의 총중량은 약 350만t에 달할 것"이라며 "그 99%는 카운터 웨이트 역할을 하는 소행성의 무게"라고 전했다.

솔라 실드의 개요도. 거대한 방패 구조물을 소행성과 서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진=하와이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어 "실드 본체의 무게는 나머지 1%에 해당하는 약 3만5000t으로, 이는 지구에서 발사해야 한다"며 "가벼운 신소재를 사용하면 무게를 더 줄일 수 있다. 다른 아이디어와 비교하면 '솔라 실드'는 태양광을 가장 신속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막아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존하는 가장 큰 로켓을 한 번 이용해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페이로드의 무게는 대략 50t이다. '솔라 실드'가 기존에 고안된 구조물보다 가볍다고는 해도, 이 아이디어가 정말 실현되려면 로켓을 700번은 발사해야 한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이전 아이디어들이 거의 실현 불가능한 반면 '솔라 실드'는 현재 기술로 얼마든 제작해 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패 구조물과 균형추를 잇는 와이어의 소재로는 강하고 가벼워 기적의 소재로 꼽히는 그래핀을 꼽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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