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달 남극 착륙을 시도한 러시아의 '루나(Luna) 25' 미션이 실패로 끝났다.

러시아우주국(ROSCOSMOS)은 20일 공식 채널을 통해 달 타원궤도를 돌며 21일 달 남극 착륙을 앞둔 '루나 25호' 탐사선과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자세한 원인을 조사 중인 러시아우주국은 달 탐사선 '루나 25호'가 달 표면에 추락한 것으로 파악했다.

'루나 25호'는 같은 날 착륙 전 작업 수행을 위한 조작 불능 사실이 먼저 발표됐다. 당시만 해도 러시아우주국은 이 상황이 '루나 25호'의 달 착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루나 25호'와 통신이 완전히 끊어지면서 '루나 25' 미션은 공식적으로 실패했다.

달 타원궤도에 진입한 '루나 25호'가 17일 촬영한 달 표면 <사진=러시아우주국 공식 홈페이지·IKI RAN>

러시아우주국은 "'루나 25호'를 달 착륙 전 궤도로 전환시키기 위한 엔진 분사는 19일 오후 8시10분(한국시간)부터 실시됐다"며 "같은 날 오후 8시57분 갑자기 통신이 끊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지상에서 전송된 명령으로 실행된 탐사선의 엔진 분사 파라미터 값이 계산을 벗어나 기체가 예정 밖의 궤도로 전이해 달 표면에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47년 만에 쏘아 올린 '루나 25호'는 그간 인류가 한 번도 도전하지 않은 달 남극을 목적지로 삼았다. 달 남극에는 얼음 상태의 물이 존재할 것으로 여겨지며,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의 목표 지점이기도 하다.

개발 단계의 루나 25호. 러시아가 47년 만에 쏘아 올린 무인 달 탐사선이다. <사진=러시아우주국 공식 홈페이지>

지난 11일 오전 8시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루나 25호'는 지난 16일 달 궤도 투입에 성공했다. 기체에는 질량 분석계와 카메라 등이 탑재됐다. 러시아우주국은 이를 이용해 달 남극의 레골리스를 채취하고 그 조성을 분석해 물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었다.

한편 인도가 발사한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Chandrayaan)' 3호는 지난 17일 추진 모듈이 성공적으로 분리되면서 23일 달 착륙을 앞뒀다. 달 탐사차 프라그얀을 탑재한 착륙선 비크람이 달에 내려앉으면 인도는 2019년 '찬드라얀-2' 미션의 실패를 딛고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달에 탐사선을 올려놓은 국가가 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