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이나 탐사선의 궤도 이탈 및 지구 귀환까지 가능한 하이브리드 스러스터(추진기)가 일본에서 개발됐다. 수명을 다한 뒤 우주에 버려지는 위성이 만들어내는 우주쓰레기 줄여줄 것으로 천문학계는 기대했다.
일본 도호쿠대학교의 우주 벤처 엘리베이션 스페이스(Elevation Space)는 고체 연료와 기체·액체 산화제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추진기의 장시간 연소 실험이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고 25일 발표했다.
우주개발 업계가 주목하는 하이브리드 추진기는 우주 관측이나 실험을 마친 소형 인공위성 및 탐사선을 자력으로 지구에 돌아오게 하는 장비다. 엘리베이션 스페이스의 추진기는 소형 인공위성이 궤도를 이탈해 지구로 귀환하는 데 필요한 장시간 연소를 버텨냈다.
업체 관계자는 "지금까지 소형 위성이나 탐사선은 운용 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스러스터가 아예 탑재되지 않았다"며 "탑재하더라도 최소한의 자세 제어나 궤도 수정 목적의 저추력 추진기가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우주개발 열기가 고조되면서 로켓에서 궤도에 투입된 소형 위성이나 탐사선은 자신이 원하는 궤도에 자력으로 도달하고, 나아가 임무를 마친 뒤 스스로 지구로 귀환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천문학계에 따르면, 소형 위성에 장착하는 스러스터는 몇 뉴턴급 추력을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며, 수백 뉴턴급 추력이 필요한 궤도 이동 및 이탈이 불가능하다. 추력을 높이려면 히드라진 같은 연료가 필요한데 독성이 강하고 관리가 까다로운 데다 비싸 경제성 측면에서 소형 위성에 적합하지 않다.
엘리베이션 스페이스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유지하면서 높은 추력을 내는 소형 위성 전용 하이브리드 스러스터를 개발해 왔다. 고체연료와 기체·액체 산화제를 사용한 하이브리드 추진기는 독성이 강한 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운용이 쉽고 고체연료만 쓰는 스러스터에 비해 미세한 추력 제어가 가능하다. 곧 증발하는 액체수소에 비해 저장이 쉽고 최근 경쟁이 심한 달 이상의 심우주 탐사 등 장기 미션에 적합하다.
이 업체는 2025년 200㎏ 급 위성을 발사, 하이브리드 추진기를 이용해 지구로 귀환시킬 계획이다. 궤도를 이탈하는 추력을 얻기 위해서는 스러스터의 장시간 연소가 필요한데, 이번 지상 연소시험에서 목표치를 달성했다. 위성은 현재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실험 결과를 토대로 향후 진공 환경에서 장시간 연소가 가능한지 추가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하이브리드 스러스터는 급증하는 소형 위성시장에서 높은 수요가 예상되며, 임무를 마치고 우주에 버려진 위성과 탐사선이 만드는 우주 쓰레기를 줄이는 데도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