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가 사라진 지 열흘이 지났다. 시민 약 90%의 찬성으로 전동 킥보드가 퇴출되면서 그 효과를 다른 국가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파리에서 전동 킥보드가 자취를 감춘 건 이달 1일이다. 안 이달고(64) 파리 시장은 도로와 인도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튀어나오는 전동 킥보드로 무법 천지가 된 도시를 보다 못해 지난 4월 주민 투표를 실시했다.
당시 투표 참가자 약 90%가 전동 킥보드 대여에 반대하면서 파리에서 대여업을 하던 미국의 라임, 네덜란드의 도트, 독일의 티어 등 업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이 공급한 전동 킥보드는 약 1만5000대였는데, 지난 8월 말로 정해진 계약 기간을 채우고 모두 철수했다.
3사는 파리 시민 투표율이 8%도 되지 않았고 투표소도 터무니없이 적다고 여전히 반발한다. 다만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시민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아랑곳하지 않았다.
안 이달고 시장은 전동 킥보드 대신 전기 자전거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라임과 도트, 티어 등 3사 역시 파리를 무대로 한 전기 자전거 대여업은 계속하고 있다. 안 이달고 시장은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자동차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전기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에 각종 혜택을 주고 있다.
파리는 현재 공유 모빌리티의 유해성을 진단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살아있는 실험장을 주목받는다. '자라니(자전거+고라니)'에 이어 '킥라니(킥보드+고라니)'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전동 킥보드 사고가 빈발하는 우리나라도 파리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곳곳에 널브러진 전동 킥보드를 둘러싼 논란도 한창이다. 전동 킥보드를 타고 난 뒤 주차장 앞이나 도로 한복판 등 아무 데나 세우고 떠나는 일부 몰지각한 이용자들 때문에 민원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