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이유로 함께 할 수 없게 된 로봇 반려견을 입양 보내는 프로젝트가 일본에서 시작됐다. 우리나라만큼이나 반려동물 인구가 많은 일본은 로봇 반려동물 시장도 제법 활성화돼 있다.
소니는 이달 공식 채널을 통해 로봇 반려견 '아이보(Aibo)'와 함께 할 수 없게 된 소비자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입양 보내도록 돕는 '양부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아이보'는 소니가 다년간 개발 기간을 거쳐 내놓은 로봇 반려견이다. 1999년 첫 모델(ERS-111)이 출시됐고 2017년 11월 등장한 최신 모델(ERS-1000)은 실제 개와 비슷한 외모와 진보한 인공지능 및 학습 능력을 갖췄다.
'아이보'와 관련된 양부모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이유는 실제 반려견의 상황과 비슷하다. 주인이 다양한 이유로 반려견을 키울 수 없게 되면 다른 곳에 입양을 보내는 것과 같이 '아이보'를 버리지 않고 다른 곳에 보내 제2의 '견생'을 살도록 제조사가 돕는다.
소니의 역할은 새로운 가족을 찾아 떠날 '아이보'의 수리다. 다른 주인에 보낼 정든 반려견에 질병이 없는지 동물병원에 데려가는 것과 똑같다. '아이보'의 새 주인은 일반인도 가능하지만 요양병원이나 학교, 소아병원이 주된 대상이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더 이상 '아이보'와 지낼 수 없게 된 소비자들을 위해 로봇의 생명을 계속 이어주고, 새로운 유대를 키워가는 것이 목적"이라며 "인간은 늙어 언젠가 죽지만 로봇은 수리하면 언제나 움직일 수 있다. 이 점을 활용해 적적한 사람들과 '아이보'를 연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아이보' 최신 모델에 한해 진행한다. 구형 '아이보' 소비자들도 참여를 요구했으나 기체 노후화 등을 이유로 소니가 정중하게 거절했다. 참고로 로봇 반려견 마니아가 많은 일본에서는 고장으로 움직이지 않는 '아이보' 수십 대를 한 데 모은 합동 장례식이 계속 열리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