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대부분은 암흑 에너지(다크 에너지)로 채워졌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천문학계는 우주의 95% 이상이 암흑이며, 이중 암흑 에너지와 암흑 물질(다크 매터)이 각각 70%와 25% 분포한다고 여겨왔다.

일본 치바대학교 이시야마 토모아키 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24일 공식 채널을 통해 우주의 암흑 에너지가 대략 69%라는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우주의 대부분이 암흑 에너지로 이뤄져 있다는 기존 가설을 뒷받침한 새 연구에 학계 관심이 쏠렸다.

연구팀은 우주의 31%는 수수께끼의 물질로, 현재 과학기술로는 특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이들이 도출한 다크 에너지의 분포 비율은 천문학자들의 이전 견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의 양은 광대한 우주의 구조에 관계될 뿐만 아니라 그 운명마저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우주 물질의 양과 비율은 과거에도 계산된 적이 있지만 치바대 연구팀은 다른 접근 방식을 썼다.

수많은 천체를 품은 은하가 수도 없이 밀집한 칫솔은하단. 이런 은하단의 질량을 추산해 암흑 에너지의 비율을 따진 실험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찬드라 X선 관측 위성이 2016년 촬영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시야마 교수는 "빅뱅으로 시작한 우주는 점점 팽창해 왔지만 물질은 중력이 있으므로 팽창은 어느 시점에서는 감속해 수축으로 바뀔 것"이라며 "다만 우주의 팽창은 감속 없이 어떤 힘에 의해 계속 가속되고 있으며, 그 배경이 바로 암흑 에너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사는 우주가 최종적으로 어떻게 될지 점치는 데 있어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의 전체 양이나 암흑 에너지의 비율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이번에는 과거 시뮬레이션과 다른 접근법을 사용했다"고 소개했다.

우주의 물질 구성을 알려면 거대한 은하단의 수를 세고 그 질량을 알아보면 된다. 다만 현재 과학기술로는 은하단의 질량을 직접 알 수는 없다. 바리온 물질, 즉 우리가 직접 볼 수 있는 물질은 우주의 약 20% 정도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연구팀은 은하단에 포함된 은하의 수를 세 은하단 질량을 추정했다. 은하단의 덩치가 클수록 더 많은 은하로 구성되는데, 은하는 빛나는 물질로 이뤄지므로 그 수를 힌트로 은하단의 질량을 알아봤다. 여기에는 우주 배경 방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를 활용했다. 이후 표준값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실시, 우주를 차지하는 물질과 암흑 에너지의 비율을 바꿔가며 가상의 은하단을 만들었다.

은하단을 직접 관측해 우주 구성 물질의 비밀을 파헤치는 유클리드 망원경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이시야마 교수는 "시뮬레이션 결과 현실적으로 우주에 있는 은하단과 가장 가까운 모델은 69%의 암흑 에너지와 나머지 물질 31%의 구성이었다"며 "우리 생각이 맞는다면 지금까지 학자들이 추측한 바대로 우주의 대부분은 수수께끼의 에너지가 차지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교수는 "이번에 추정한 결과는 비록 과거 학자들의 생각과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우주 배경 복사를 단서로 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서로 다른 방법으로 우주의 구성 물질을 계측한 결과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암흑 에너지의 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강조했다.

암흑 에너지의 비밀에 다가가기 위해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지난 7월 2일 차세대 망원경 '유클리드(Euclid)'를 발사했다. 같은 달 31일 '유클리드'가 근적외선 분광계(NISP)로 촬영한 사진에는 수많은 거대 은하가 담겼다. NASA의 찬드라 X선 관측 위성 역시 거대 은하단을 들여다보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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