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화제작 '오징어 게임'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배우 오영수(78)가 한국인 최초의 글든글로브 수상자가 됐다. 오스카를 번쩍 들어 올린 윤여정(75)에 이은 노배우의 활약에 세계가 주목했다.
오영수는 1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다.
이날 시상식에서 오영수는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54)과 마크 듀플라스(46), '석세션'의 키에란 컬킨(40), '테드 래소'의 브렛 골드스타인(41)과 경합 끝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로써 골든글로브는 한국 배우와 영화, 드라마와 한층 가까워졌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오징어 게임'이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이정재) 부문 후보에도 오른 점은 인상적이다. 2020년 봉준호(53) 감독의 '기생충'과 지난해 윤여정의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바 있지만 배우 부문 수상은 이번이 최초다. 국내에 친숙한 배우 샌드라 오(51)가 이미 수상 경력이 있지만 그는 엄연히 한국계 미국인이다.
골든글로브는 인종차별과 후보 및 수상자 선정을 둘러싼 논란으로 수년 동안 삐걱댔다. 아무리 예전만 못하다고 해도 여전히 오스카와 더불어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는 영화 및 TV 드라마 시상식이다.
개성 출신인 오영수는 1963년 극단 광장 단원으로 극단 생활을 시작했다. 1965년 '갯마을'과 1981년 '제1공화국'을 통해 각각 영화, 드라마계에 진출했다.
무대 밖에서는 주로 단역이나 조연을 맡아온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 이전 대중에는 '얼굴은 알지만 이름은 모르는 배우'였다. 영화 '동승'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 드라마 '연개소문' '돌아온 일지매' '선덕여왕' '무신' 등 적잖은 작품에서 스님을 연기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인생의 끝에 내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다. 456억원이라는 마지막 한방을 독차지하기 위해 속고 속이는 인간들의 위험한 게임을 그렸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