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밴드 퀸의 곡으로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혈중 인슐린 조절이 원활하지 않은 당뇨병 환자들이 보다 쾌적한 일상생활을 영위하게 될지 주목된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ETH Zurich) 연구팀은 24일 공개한 실험 보고서를 통해 퀸의 대표곡을 재생, 디자인 세포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법을 소개했다.
당뇨병에 걸리면 식사로 섭취한 포도당이 세포로 흡수되게 하는 호르몬 인슐린 분비가 어려워진다. 일반적으로 인슐린을 강제 투여하게 되는데, 주사가 거의 유일한 방법이어서 거부감을 느끼거나 애를 먹는 환자가 많다.
최근에는 인슐린을 생성·분비하도록 임의 제작한 세포를 캡슐에 넣어 체내에 주입하는 방법이 고안됐다. 다만 생성된 인슐린을 언제 분비할지 제어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음파를 떠올렸다. 소리나 진동에 반응, 채널을 여는 구조를 세포막에 만들어내는 세균성 유전자를 인슐린 생산 세포에 내장하고 배양했다. 이후 근처에서 음악을 틀면 인슐린이 방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 관계자는 "이 세포는 음파에 반응하기 때문에 음악의 종류에 따라 기능을 달리 설정할 수 있다"며 "중저음에서 반응이 두드러졌는데, 퀸의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가 특히 효과가 뛰어났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 세포를 넣은 캡슐을 쥐에 이식해 피부 위에서도 음파가 작용하는지 살폈다. 이 경우 스피커를 쥐에 직접 접촉시킨 경우에만 효과가 있었다. 이는 향후 해결해야 할 단점으로 꼽힌다. 또한 다양한 음악이 흐르는 환경에서 의도치 않게 인슐린이 분비되지 되도록 안전장치도 만들어야 한다.
실험 관계자는 "여러모로 이번에 고안한 방법을 당장 인간에게 적용하기는 무리"라면서도 "당뇨병 환자가 원할 때 필요한 만큼 인슐린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