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급증한 노린재 때문에 몸살을 앓는 가운데, 노린재가 뿜는 독한 냄새가 노린재마저 죽인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해충방제기술연구소는 27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실험 보고서에서 다양한 종으로 구성되는 노린재 중 일부는 자신이 뿜어낸 악취 때문에 죽는다고 전했다.
연구소 실험 결과는 이달부터 일본의 일부 현에서 노린재가 급증한 만큼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이달 중순 후쿠오카와 사가 등 일부 현에서 노린재가 대량 발생해 민원이 빗발쳤다.
이들 지역에서는 노린재가 민가와 도로, 지하철 역사까지 덮치면서 시민 불편이 심각하다. 전용 살충제가 있지만 수요가 급증해 품절 대란이 벌어졌다. JR서일본 등 철도회사들은 전동차 문을 여닫을 때 침입하는 노린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충방제기술연구소는 노린재를 구제할 때는 절대 밟거나 짓누르지 말라고 경고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노린재의 냄새는 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뿜어낸다"며 "일단 경계태세에 들어간 노린재는 점점 지독한 악취를 발산하며, 이것이 피부나 섬유에 묻으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노린재는 바퀴벌레처럼 휴지를 말아 살짝 잡아 변기에 넣고 물을 내리는 게 좋다"며 "손으로 잡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밀폐된 병이나 통으로 덮으면 된다. 악취를 내뿜은 노린재는 결국 그 냄새에 죽는다"고 덧붙였다.
노린재는 알에서 부화해 50일 정도면 15㎜ 안팎의 성충으로 자라난다. 노린재가 뿜는 냄새는 성충이 될수록 진해진다. 가을에 아시아 지역에서 재난 수준으로 개체가 늘기도 하며, 일단 집에 침입하면 빨리 번식하므로 구제가 필수다.
연구소 관계자는 "노린재가 주는 피해는 비단 냄새뿐만은 아니다"며 "노린재는 다 자란 과실에 침을 꽂고 즙을 빨아들이는데, 이후 과일에 갈변이 나타나고 움푹 패어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