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개다래나무에 격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규명한 연구 결과에 시선이 쏠렸다. 반려묘 집사라면 대부분 아는 개다래나무는 일본어 '마타타비'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일본 이와테대학교와 나고야대학교, 영국 리버풀대학교 연구팀은 28일 공개한 실험 보고서에서 고양이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개다래나무 가지와 잎을 핥으며, 일부에서 우려하는 의존성 등 부작용은 없다고 전했다.

개다래나무는 잎사귀가 풍성한 덩굴식물의 하나로 깊은 산중이나 계곡에서 잘 자란다. 고양이들이 이 나무에 함유된 물질에 반응, 잎이나 가지를 던져주면 좋아라 핥고 뒹구는 걸 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남 비위 맞추는 데 좋은 물건을 '고양이에게 마타타비(猫にまたたび)'라고 부른다.

고양이는 모기 구제 목적으로 개다래나무 잎과 가지를 핥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이와테대학교 공식 홈페이지·미야자키 마사오>

연구팀에 따르면, 고양이는 개다래나무 가지나 잎에 든 네페타락토르나 마타타비락톤을 얻기 위해 몸을 비벼댄다. 실험을 주도한 이와테대학교 미야자키 마사오 교수는 "고양이는 이 물질들이 모기 등 해충을 멀리 쫓아준다는 걸 아는 듯하다"며 "개다래나무 잎을 핥거나 씹는 것은 이들 성분의 비율을 높여 모기를 더 효과적으로 쫓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고양이에게 개다래나무를 주면 술에 취한 것 같은 행동을 하는데, 여기서 제기된 의존성이나 독성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야자키 교수는 "고양이 10마리에 개다래나무 잎과 가지를 주고 4시간에 걸쳐 행동을 관찰한 결과 실제 접촉은 10분 내외에 불과했다"며 "고양이들의 혈액에도 별다른 이상이 없는 만큼 의존성이나 독성은 염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영리한 고양이는 자연 속의 다양한 사물을 유용하게 다룰 줄 안다. <사진=pixabay>

이어 "고양이에게 개다래나무를 주는 행위가 스트레스 반응을 늘리고 간 또는 신장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는 낭설"이라며 "함께 사는 고양이가 개다래나무를 좋아한다면 모기 퇴치 용도로 사용하는 것뿐이므로 안심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개다래나무 성분이 고양이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규명한 실험은 이번이 최초다. 연구 성과는 28일 미국 과학지 아이사이언스(iSience)에도 소개됐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