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최대의 분화구는 학자들의 생각보다 둥근 형태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계는 이번 발견이 달의 탄생 과정에 얽힌 비밀을 밝힐 수 있다고 주목했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지질학 연구팀은 11일 달의 남극 에이트켄 분지를 만들어낸 충돌에 관한 새로운 조사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에이트켄 분지는 달은 물론 태양계 천체를 통틀어 최대급으로 여겨지는 크레이터다.
연구팀은 지름 약 2500㎞로 달 표면의 4분의 1 가까이 뒤덮은 에이트켄 분지의 생성 과정을 조사했다. 달 표면에는 수십억 년에 걸친 운석 충돌이 야기한 분화구가 분포하는데, 가장 오래되고 거대한 에이트켄 분지는 그 자체로 달의 역사로 평가된다.

형성된 지 40억 년이 지난 에이트켄 분지는 충돌 흔적이 많이 매몰됐기 때문에 정확한 조사가 쉽지 않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에이트켄 분지는 큰 운석이 비스듬히 충돌하며 타원형으로 형성됐고 파편은 달 남극의 반대편으로 날아갔다고 여겼다.
연구팀은 NASA가 운용하는 달 정찰 위성(lunar reconnaissance orbiter, LRO)의 2009년 이후 관측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달 남극 에이트켄 분지 주위에 산재한 200개 이상의 산들의 위치를 파악했다.
조사 관계자는 "해당 산들은 클레이터 림(분화구 가장자리)의 잔재일 가능성이 높고, 우리 생각이 맞는다면 크레이터의 진짜 형상을 알 수 있는 주요 자료"라며 "이렇게 밝혀진 사실은 에이트켄 분지가 타원형이 아닌 원형이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진 속 삼각형은 산악 지형으로, 이를 크레이터 림이라고 보면 원래 에이트켄 분지의 동그란 형상이 떠오른다"며 "이를 통해 거대 운석이 수직으로 떨어졌을 가능성도 떠올랐다"고 덧붙였다.
달은 지구처럼 지질 활동이나 대기에 의한 풍화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운석 충돌의 잔해는 지금도 남아 있다. 연구팀은 NASA가 진행하는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 등 향후 달 미션에서 중요한 비밀이 밝혀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