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매업자로부터 압수한 천산갑이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신종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번 발견으로 천산갑은 8종에서 총 9종으로 늘어났다.
중국 윈난대학교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25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소개된 조사 보고서에서 과거 압수된 천산갑 비늘에 신종의 것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2015년과 2019년 중국 윈난성에서 밀거래 직전 압수된 천산갑 비늘을 최신 유전자 기술로 분석했다. 천산갑 8종의 게놈과 일일이 비교한 결과 신종임이 확인됐다. 학자들은 지난 2012~2013년 홍콩에서 압수한 천산갑도 신종일 것으로 의심했으나 당시 기술로는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
조사 관계자는 "이번에 특정된 신종은 매니스 미스테리아(Manis mysteria)로 명명됐다"며 "신종이 어디 서식하는지, 얼마나 많은 개체가 있는지 모르지만 아마 다른 천산갑들처럼 멸종 위기에 처해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린목 천산갑과에 속하는 천산갑은 1과 1속 8종(아시아 4종·아프리카 4종)이다. 이번에 신종이 확인되며 9종이 됐다. 비늘에 약효가 있다는 낭설이 퍼져 세계 각지에서 밀렵되는 천산갑은 온몸이 비늘로 뒤덮여 파충류 같지만 포유류다. 이를 밀매하는 이들은 비늘과 껍질을 약재로 사용하고 고기까지 먹는다.
조사 관계자는 "중국을 중심으로 천산갑은 큰 수난을 당했다. 2005년부터 10년간 100만 마리 이상이 밀렵됐고 2016년부터는 모든 국제 거래가 금지됐지만 밀매는 전혀 줄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신종은 필리핀이나 말레이반도에 서식하는 천산갑에서 분기한 아시아 종일 가능성이 있다"며 "유전적 부하로 미뤄 신종 천산갑 역시 멸종 위기인 듯하지만 애초에 어디 사는지 특정할 수가 없어 마땅히 보호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윤서 기자 lsy@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