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의 고대 유적에서 미지의 문자가 새겨진 점토판이 발견됐다. 고고학자들은 언어학자들과 연계해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문자를 해독할 예정이다.

독일 율리우스 막시밀리안 뷔르츠부르크대학교(JMUW)는 1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튀르키예 아나톨리아 하투샤 유적에서 수수께끼의 문자가 새겨진 점토판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하투샤 유적은 고대 히타이트 제국의 수도로 한때 번영했다. 이곳을 조사하던 JMUW 고고학 연구팀은 점토판 쐐기문자가 히타이트 제국이 사용한 미지의 언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조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인도유럽어족 칼라수마(Kalašma) 지역 언어로 히타이트 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귀중한 발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영박물관에 보관된 히타이트 제국의 쐐기문자 점토판. 지금까지 알려진 이런 문자와는 다른 미지의 히타이트 문자가 발굴됐다. <사진=대영박물관·JMUW 공식 홈페이지>

한때 거대한 세력을 자랑했던 히타이트 제국은 현재의 튀르키예 아나톨리아 중앙부를 거점으로 확장했다. 하투샤를 중심으로 번영한 히타이트 제국은 기원전 1650년에서 기원전 1200년 사이 동지중해와 근동에 명성을 떨친 주요 세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조사 관계자는 "전성기 히타이트는 아나톨리아의 중앙부, 남부, 남동부와 레반트 북부, 시리아 북부를 지배했다"며 "아나톨리아의 거의 전부가 히타이트의 세력하에 있었고 여러 고고학적 발견이 이뤄졌지만 카라수마 지역 문자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히타이트 제국 최후의 왕으로 알려진 수필룰리우마 2세의 치세는 기원전 1207년 시작됐다"며 "제국은 아나톨리아 내의 여러 세력 및 키프로스와 숱한 전투에서 이겼지만 이후 히타이트의 역사는 기록에 남지 않아 '잃어버린 제국'으로 통한다"고 덧붙였다.

독일 고고학자들이 발굴 중인 튀르키예 아나톨리아 하투샤 유적 <사진=독일고고학연구소(GAI)·JMUW 공식 홈페이지

히타이트의 잊힌 문자를 해독하는 것은 이 제국의 비밀을 벗기는 데 아주 중요하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이집트 람세스 3세의 비문(기원전 1188년 혹은 기원전 1177년)을 통해 '바다의 백성'에 의해 멸망한 민족 가운데 히타이트가 포함된 정도만 추측했다.

하투샤 유적은 20세기부터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됐고 지금까지 3만 장 이상의 점토판이 나왔다. 대부분은 히타이트 쐐기문자가 새겨졌고, 보존 상태가 좋거나 중요한 내용이 담긴 것은 독일과 영국 박물관에 나눠 보관됐다.

조사 관계자는 "새로운 히타이트 쐐기문자는 칼라수마 지역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짧은 기간 사용한 언어일 가능성도 있다"며 "칼라수마 문서는 대부분 해독되지 않은 만큼, 이번 발견은 알려진 바 없는 청동기시대 후기 아나톨리아의 문화를 들여다볼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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