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희귀한 쌍두사(머리 둘 달린 뱀) 타이거 릴리가 조만간 여섯 살 생일을 맞는다. 동물 보호 단체는 뱀을 위한 성대한 생일파티를 준비했다.

미국 미주리자연보호국(Missouri Department of Conservation, MDC)은 5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에 몇 안 되는 쌍두사 타이거 릴리의 여섯 번째 생일파티를 7일 오전 9시 연다고 밝혔다.

타이거 릴리의 생일 행사에서는 일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먹이 주기 체험과 관련 전시가 진행된다. 특별히 쌍두사에 대한 야생동물 전문가의 강의도 들을 수 있다.

쌍두사 타이거 릴리. 2017년 발견됐으며, 현재 아주 건강하다. <사진=Missouri Department of Conservation 공식 트위터>

이 희귀한 뱀은 서부구렁이 종이다. 2017년 가을 미주리 스톤 카운티에서 발견됐다. 최초 발견자는 한눈에도 특이한 이 뱀을 MDC가 관할하는 셰퍼드 오브 더 힐스 자연보호 센터에 기증했다.

MDC에 따르면 타이거 릴리는 현재 몸길이 1.5m로 식욕이 왕성하고 건강하다. 생일파티에 굳이 타이거 릴리의 먹이 주기 체험을 넣은 것은 머리가 둘인 이 뱀의 독특한 식사법을 참가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다.

센터 관계자는 "타이거 릴리의 두 머리는 식도 하나를 공유하며 어느 쪽이든 먹이를 잘 받아먹는다"며 "식욕이 엄청나 식사 때마다 번갈아 한쪽 머리에 컵을 씌워야 한다. 안 그랬다간 눈앞의 먹이를 서로 빼앗으려 두 머리가 싸움을 벌인다"고 전했다.

일반적인 서부구렁이는 나무 타기의 명수로, 새 둥지를 곧잘 습격한다. <사진=Missouri Department of Conservation 공식 트위터>

이 관계자는 "쌍두사는 엄밀하게 야생에서 가끔 볼 수 있지만 명이 짧아 아주 희귀하다"며 "식사도 문제지만 나무 구멍이나 지표면의 균열 등 뱀들의 주된 이동 경로를 사용하지 못하므로 천적에 쉽게 노출된다"고 덧붙였다.

서부구렁이는 미국 중서부에 널리 분포한다. 독이 없고 사람에 위해를 가하는 일이 없지만 놀라거나 위협을 느끼면 물어뜯기도 한다. 주로 작은 쥐를 먹고 살며, 한 지역의 쥐 개체 수를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나무에도 잘 기어올라 새 둥지를 털기도 한다. 

MDC 관계자는 "야생 서부구렁이의 수명은 일반적으로 10~15년이지만 사육하면 20년 이상은 생존한다"며 "머리가 둘인 관계로 사육장이 훨씬 나은 타이거 릴리는 현재 아주 건강한 만큼 쌍두사 최고령 기록을 세웠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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