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우주 관측 역사상 가장 긴 블랙홀 제트가 천문학자들에 의해 확인됐다. 그 길이가 무려 2300만 광년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제트를 학자들은 그리스 신화 속 기간테스 거인 중 하나인 포르피리온으로 명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와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 등 공동 연구팀은 1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낸 관측 보고서에서 길이 2300만 광년의 장대한 블랙홀 제트를 소개했다.

75억 광년 떨어진 블랙홀에서 분출되는 제트를 로파(LOFAR) 전파망원경군으로 본 이미지. 엄청난 길이의 제트는 그리스 신화 속 거인 포르피리온(Porphyrion)으로 명명됐다. <사진=LOFAR 공식 홈페이지>

블랙홀은 강력한 중력으로 주변의 물질을 마구 집어삼킨다. 우주 공간의 가스가 블랙홀에 이끌려 회전하면서 원반 모양으로 밀집하는데, 일부는 자기장의 영향으로 상하 방향의 강력한 분출물, 즉 제트를 형성한다.

연구팀은 유럽 전파망원경군 로파(LOFAR, Low-Frequency Array)를 이용해 지구에서 약 75억 광년 떨어진 블랙홀 부근에서 엄청나게 긴 제트를 포착했다. 인류가 우주개발을 위해 관측 활동에 나선 이래 가장 긴 블랙홀 제트다.

은하가 구성하는 우주의 구조와 블랙홀이 뿜어내는 장대한 제트를 아티스트가 재현한 그림 <사진=Martijn Oei(칼텍)>

조사 결과 해당 블랙홀은 질량이 우리은하의 약 10배로 추측되는 미지의 은하 중심부에 자리한다. 연구팀은 은하 중심에서 대량의 가스가 공급되면서 블랙홀 제트가 한없이 길어졌다고 추측했다. 다만 원인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향후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연구팀 입장이다.

조사 관계자는 "우주는 은하가 많이 모여 있는 부분과 드문 부분이 무수한 거품과 같은 구조를 이룬다"며 "인류가 지금까지 들여다본 우주는 전체의 고작 15%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만큼, 이번처럼 긴 제트가 다수 존재해 은하단의 거품과 같은 구조에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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