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운 빛을 뿜어내는 발광 달팽이 신종이 무려 80년 만에 확인됐다. 자연 발광하는 달팽이는 세계에 1속 1종만 존재했던 만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일본 중부대학교 오바 유이치 교수가 이끄는 발광생물학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를 통해 새롭게 특정된 발광 달팽이 4종을 소개했다.
발광 달팽이는 1943년 일본인 생물학자가 싱가포르에서 발견한 1종이 학계에 유일하게 보고됐다. 일본인 학자가 발견한 만큼 히카리마이마이 속으로 명명됐는데, 그간 소식이 없던 신종이 80년 만에, 그것도 4종이나 한꺼번에 등장했다.
새로운 발광 달팽이 4종은 모두 태국에 서식한다. 오바 유이치 교수 연구팀은 태국 쭐랄롱꼰대학교와 공동 탐사를 통해 값진 성과를 올렸다. 오바 교수는 "2020년 태국 각지에서 채취한 다양한 달팽이를 조사해 다리와 몸 전체를 덮은 막 일부가 빛나는 4종을 특정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신종 4종은 그간 푸파니아 속으로 분류됐고, 발광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다. 오바 교수는 "빛을 내는 부위나 방법이 히카리마이마이 속 1종과는 달라 연구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동식물의 몸체 일부가 빛을 내는 것을 생물발광 또는 생체발광이라고 한다. 학계는 반딧불이를 비롯해 달팽이나 일부 물고기가 빛을 내는 것은 포식자를 멀리하기 위한 진화의 산물이라고 보고 있다.
오바 교수는 "포식자 입장에서 빛을 발하는 사냥감은 꺼림칙할 수밖에 없다"며 "일반적인 먹이와 달리 독을 품었다고 여겨 먹이 활동 시 피하는 천적이 적잖다"고 말했다.
발광 생물은 동식물을 포함해 전 세계에 약 7000종이 사는 것으로 추측된다. 상당수는 심해 생물이며, 육상 발광 생물이 발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중부대학교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육상 발광 생물의 생태를 규명하고 발광 메커니즘도 더 자세히 이해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