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이 비교적 최근까지 작아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태양계 행성 중 가장 작은 수성의 지름은 약 4880㎞로 여겨진다.

영국 오픈대학교는 1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학교 천문학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수성 탐사선 메신저 호가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얻은 탐사 자료를 바탕으로 이런 결론을 내렸다.

태양 바로 위치한 수성은 오랜 세월에 걸쳐 조금씩 움츠러든다고 생각돼 왔다. 수성 표면에 잡힌 시든 사과 같은 주름이 지속적인 축소의 증거라는 가설은 제법 오래됐다.

연구팀은 메신저 호의 10년 치 탐사 자료를 들여다보던 중 수성의 지표면 주름 옆에 길고 가는 지구대(양쪽 지표면이 서로 밀리면서 발생하는 균열)가 생긴 것을 알아챘다. 이 지구대가 발생한 시기를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세부 조사에 나섰다.

수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작은 행성이며, 축소를 거듭한다고 생각돼 왔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수성은 내부의 열이 달아나 조금씩 식으면서 수십억 년에 걸쳐 서서히 쪼그라들어 왔다"며 "이번 발견은 수성이 과연 지금도 작아지고 있느냐는 천문학자들의 의문에 대한 확실한 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메신저 호가 찍은 사진 중에는 수성 표면의 주름 중 하나인 로베이트 스카프(lobate scarp)도 담겼다"며 "이 주름 옆에서는 최대 244개의 길쭉한 지구대가 형성돼 있었다. 이는 수성이 줄어들면서 지표가 서로 밀렸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어떤 천체의 단층이 움직이면 구운 빵을 부러뜨릴 때 나는 금과 같은 균열이 지표면에 생긴다. 이 지구대가 언제 생겼는지 알 수 있다면 화성이 축소된 시기 또한 특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운석 충돌로 수성 표면에 떨어진 암석 부스러기들을 단서로 삼았다.

유럽과 일본이 공동 운용하는 최신예 수성 탐사선 베피콜롬보. 2018년 발사됐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운석이 충돌하면서 날아오른 행성의 암석 부스러기들은 다시 지표면에 쌓여 지구대 같은 균열을 메워버린다"며 "이 암석 부스러기들이 지구대를 채운 상황을 조사한 결과 균열의 연대를 추정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로베이트 스카프 주변의 지구대가 형성된 시기는 약 3억 년 전이다. 연구팀은 우주 전체를 따졌을 때 수성이 비교적 최근까지 수축을 계속해 왔다는 입장이다.

학계는 연구팀 생각대로 수성의 단층 균열이 계속된다면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에 대해 조사 관계자는 "수성처럼 쪼그라들고 지표면에 주름이 많은 달은 이미 인류가 보낸 지진계가 존재한다"며 "유럽우주국(ESA)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공동 운용하는 베피콜롬보가 오는 2025년 12월 말 수성에 도착하면 이 별에 대한 궁금증이 여럿 풀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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