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주의 몸에 관을 찔러 넣고 안쪽부터 속살을 갉아먹는 무자비한 신종 벌이 아마존에서 발견됐다.

핀란드 투르쿠대학교 연구팀은 14일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숙주에 산란관을 찔러 알을 낳고 애벌레를 부화하는 신종 벌 카피토요파 아마조니카(Capitojoppa amazonica)를 소개했다.

말벌아과 신종 카피토요파 아마조니카는 노란색 몸통에 거대한 머리를 가졌다. 이 벌은 숙주를 찾으면 산란관을 찔러 피림프(haemolymph)를 빨아먹고 알을 낳는다. 피림프란 무척추동물의 체내에 흐르는 액체로 피와 림프액을 모두 칭한다. 얼마 뒤 부화한 애벌레는 숙주의 안쪽부터 갉아먹고, 마지막에는 껍데기만 남은 몸을 뚫고 나온다.

아마존 생태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신종 말벌 카피토요파 아마조니카 <사진=투르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Kari M. Kaunisto>

조사 관계자는 "몸길이 약 1.7㎝인 카피토요파 아마조니카는 애벌레를 딱정벌레 같은 갑충류나 거미 몸속에서 태어나게 하고 쭉정이만 남기는 무자비함을 보여줬다"며 "카피토요파 아마조니카의 애벌레가 숙주를 뚫고 나오는 상황은 영화 '에이리언'이 절로 떠오르게 한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카피토요파 아마조니카가 먹이를 선별하는 과정도 자세히 관찰했다. 이에 따르면, 카피토요파 아마조니카는 무조건 사냥감에 알을 낳지 않고 일단 잡은 먹이를 한동안 살핀다.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튜브 같은 산란관을 쑥 내밀어 알을 낳는다.

신종 말벌 카피토요파 아마조니카의 암컷 <사진=투르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Kari M. Kaunisto>

연구팀은 카피토요파 아마조니카 외에도 109개에 달하는 신종 생물을 아마존에서 발견했다. 이 중에는 먹잇감의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림프를 흡혈귀처럼 핥아먹는 말벌류도 포함됐다.

조사 관계자는 "아마존은 아직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신종 생물이 많이 서식한다. 그야말로 생명체의 보고"라며 "최근 인간의 욕심으로 황폐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만큼, 생명체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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