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타워즈'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존 보예가(28)가 디즈니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영화 촬영현장에서도 공공연하게 인종차별이 벌어졌다며 디즈니의 자세를 문제 삼았다.
존 보예가는 최근 패션지 GQ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촬영 중 현장에서 느낀 인종차별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했다. 존 보예가는 루카스필름을 인수한 디즈니의 대표 시리즈 '스타워즈' 세 편에 주연급 캐릭터 핀으로 출연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존 보예가는 흑인배우에 대한 디즈니의 태도가 형편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즈니는 자사 작품에 흑인 캐릭터를 등장시키고, 극중 중요도가 높다고 어필한다"며 "자신들은 다양한 인종에 열려있는 회사라 잔뜩 자랑해 놓고, 작품이 끝나면 흑인배우들에 안면을 싹 바꾼다"고 토로했다.
이어 "디즈니 작품 기회를 얻은 것은 기쁜 일이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면 제작진은 저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 돼있다"며 "스타일리스트나 헤어드레서도 흑인 배우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 뿐이었다. 때문에 작업에 시간이 더 걸리고 서로 기분도 상하곤 했다"고 돌아봤다.
특히 존 보예가는 팬들조차 '스타워즈' 속 캐릭터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냈다고 서운해했다. 그는 "'스타워즈:라스트 제다이'(2017)에 켈리 마리 트란이 출연했을 때 일부 과격한 팬이 라이언 존슨 감독에 살해 협박문을 보냈다"며 "아시아계 배우 켈리 마리 트란은 팬들의 모진 비판 끝에 트위터 계정을 삭제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영화에서 제가 잠입을 위해 스톰트루퍼 코스튬을 입는 장면이 있다. 이를 본 일부 팬들은 '흑인은 차라리 (피부색이 안 보이는)스톰트루퍼가 어울리지 않냐'고 놀려댔다"고 덧붙였다.
존 보예가는 지난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흑인 인종차별 철폐 시위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월 미국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숨지게 한 사건을 규탄한 존 보예가는 "연기인생이 중요한 게 아니다. 제가 앞으로 연기를 못하게 되더라도 할 말은 하겠다"고 외쳐 시위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