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의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는 생각 이상으로 일반적이라는 사실이 대규모 연구에서 밝혀졌다. 발달장애의 일종인 ADHD는 그간 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단과 치료, 연구가 진행돼 왔다.

호주 커틴대학교는 국제 정신과학 저널 'Psychiatry Research' 10월호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총 2100만 명 분량의 데이터를 정밀 조사한 결과 성인의 ADHD는 상상 이상으로 많다고 지적했다.

ADHD는 주의력이 떨어지고 다동성 및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발달장애 중 하나다. 그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활발했는데, 커틴대학교 연구팀 조사에서는 전 세계 성인의 3%에 해당하는 약 1억8000만 명이 ADHD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성인의 ADHD는 약 3%로 조현병(4%)과 비슷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3%는 대표적인 정신질환인 조현병(4%)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수준"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렇게 많은 성인들 대부분이 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ADHD는 사람마다 증상이 다양하고 가벼울 경우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 남들보다 건망증이 심하거나 무심코 실수를 하거나 남의 말을 건성으로 듣는 것도 ADHD의 증상이다. 이런 사람들이 모두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리 만무하다.

조사 관계자는 "자각하지 못하는 가벼운 경우를 제외하고 성인 ADHD를 가진 10명 중 9명은 진료를 받지 않았다"며 "아이들의 경우 주로 다동성 결여(좀처럼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를 기준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 결여형 ADHD는 발견되지 못하고 그대로 성인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DHD는 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조사하며 연구도 어린이에 초점을 맞춰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어린 시절 ADHD를 발견하지 못하고 성인이 된 이들 중 머릿속이 항상 어지럽거나 열쇠나 지갑 등을 금방 잃어버리거나 집중력이 쉽게 끊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다소 무거운 이런 증상들은 치료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성인 ADHD에 대응할 의료기관의 내실화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ADHD라는 사실을 성인이 되고서야 알았더라도 잘 치료받고 주변 환경을 잘 갖추면 마냥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조사 관계자는 "성인 ADHD는 일반 사람과 비교해 생활이 힘든 것은 분명하고 불안증이나 우울증, 만성 불면증에 걸리기 쉽다"며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지만 주변의 관심과 잘 조성된 환경이 뒷받침되면 충분히 극복할 수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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