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 주 소노라 사막 인근의 루즈벨트 호수에서 무려 100년 넘게 서식한 민물고기가 3종이나 발견됐다. 

미네소타대학교 덜루스 캠퍼스 연구팀은 2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루즈벨트 호수에 서식하는 익티오버스(Ictiobus) 속 담수어 3종이 100년 이상 생존 중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사막으로 이뤄진 애리조나 주의 호수에서는 익티오버스 속 담수어가 흔하게 발견된다. 현지에서 버팔로피시(Buffalofish)로 부를 정도로 덩치가 큰데, 연구팀 조사에서 빅마우스 버팔로와 스몰마우스 버팔로, 블랙 버팔로 등 3종의 나이가 100세 이상으로 밝혀졌다.

루즈벨트 호의 하류 호수 아파치에서 발견된 익티오버스 속 버팔로피시. 22.6㎏으로 100년 넘게 살았다. <사진=미네소타대학교 덜루스 캠퍼스 공식 홈페이지>

버팔로피시는 원래 미네소타 등 미국 북부가 원산지다. 미국 정부는 1910년대 민물 어업 활성화를 위해 미시시피 강변에서 빅마우스 버팔로, 스몰마우스 버팔로, 블랙 버팔로 등 버팔로피시 여러 종류를 양식하고 각지로 방류했다.

루즈벨트 호에 버팔로피시가 방류된 것은 1918년의 일이다. 이후 루즈벨트 호수에서는 어업이 활발했는데 어부들이 타지로 이동하며 1970년대 이후 이곳을 찾는 이가 없어졌다. 당연히 루즈벨트 호수의 버팔로피시들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연구팀이 이곳을 조사하게 된 이유는 최근 낚시꾼들이 낚아 올린 물고기다. 낚시꾼들이 잡은 담수어들은 대부분 20㎏이 넘고 상당수가 주황색과 검은색의 독특한 반점을 갖고 있었다. 이는 빅마우스 버팔로, 스몰마우스 버팔로, 블랙 버팔로의 특징이다.

익티오버스 속 담수어 3종의 이석을 분석한 결과 100년 이상 생존한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미네소타대학교 덜루스 캠퍼스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낚시꾼들의 동의를 얻어 잡아올린 담수어의 두개골 속 이석을 분석했다"며 "사람들이 잡은 버팔로피시의 90% 이상의 나이는 무려 80세 이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팔로피시들 중 100세 이상 장수한 개체도 여럿 발견된 점은 아주 놀랍다"며 "이는 익티오버스 속이 세계에서도 드문 장수 그룹임을 의미한다. 100년 이상 사는 동물이 3종 이상 존재하는 속은 볼락(Sebastes)을 제외하고는 달리 없다"고 놀라워했다.

학계는 장수 어종들을 모니터링하고 이들의 DNA를 조사하면 감염증 등 질병과 싸우는 능력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나아가 인간의 노화를 늦출 방법을 찾는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학자들은 전망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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