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우주에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날이 실제로 올지도 모르겠다. 일본 연구팀이 쥐의 수정란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일정 수준 육성하는 데 성공해 학계 관심이 집중됐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야마나시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2일 공식 채널을 통해 ISS의 미세 중력 환경에서 실험 쥐의 초기 배아를 세계 최초로 배양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포유류가 중력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ISS 내부에서 성장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기획했다. 연구팀은 냉동한 실험 쥐의 수정란을 지난 2021년 8월 미국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을 이용해 ISS로 보냈다.
수정란은 특수 장비를 통해 해동됐다. ISS 내부 실험동에서 4일간 배양된 수정란은 다시 지구로 보내져 지상에서 평범하게 성장한 생쥐의 수정란과 비교됐다.
그 결과 ISS 내부에서 자란 실험 쥐의 수정란은 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험 관계자는 "우주의 미세 중력 환경에서 포유류의 수정란 세포분열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라며 "다른 동물, 특히 인간이 우주 공간에서 아이를 갖고 키울 날이 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전했다.
연구팀이 지구로 돌아온 실험 쥐의 수정란을 분석한 결과, 포유류의 초기 발생에서 난할기가 끝난 배반포까지 무사히 성장했다. 세포 수도 모두 정상이며, DNA 및 유전자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실험 관계자는 "이번 실험은 중력이 포유류 수정란의 배반포 형성과 초기 분화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배반포까지 성장한 수정란은 72개 중 17개(23.6%)로, 지상에서 보통 성장한 쥐 수정란에 비해 근소하게 생존율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실험만으로는 우주에서 자란 포유류의 배반포가 정말 정상인지 완전히 확인된 것은 아니다"며 "ISS의 미세 중력 환경에서 배양한 배반포를 쥐에 이식해 출산까지 가능한지 향후 실험을 통해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학자들은 인류가 다른 천체에 이주하기 위해서는 지구 바깥에서도 아이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학계는 이번 실험이 포유류가 우주에서 새끼를 낳을 수 있는지를 완전히 밝히지 못했지만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