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냉이속 여러해살이풀 와사비가 고령자의 떨어진 기억력을 향상시켜 준다는 실험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일본 도호쿠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실험 보고서에서 와사비가 마늘 및 생강 등 다양한 향신료와 마찬가지로 고령자의 기억과 인지 능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60~80대 일본인 남녀 72명을 모집하고 피실험자 본인들이 알 수 없도록 2개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에게는 매일 자기 전 와사비 성분이 든 알약을 먹게 했다. 다른 그룹에 건넨 알약은 아무 성분도 포함되지 않았다.

회나 롤 등 다양한 음식과 궁합이 좋은 와사비가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3개월간의 실험 뒤 연구팀은 피실험자 72명을 대상으로 인지 기능 검사에 나섰다. 주의력과 단기기억, 작업기억, 에피소드 기억은 물론 실행 기능과 시공간 인지능력을 다각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와사비 성분을 3개월 섭취한 이들은 에피소드 기억과 작업기억이 유의미하게 향상됐다. 다른 인지 분야의 개선은 미미했다. 성분이 없는 약을 먹은 그룹은 어떤 변화도 확인되지 않았다.

실험 관계자는 "와사비에 함유된 화합물 6-MSITC에는 항산화·항염증 작용이 있는 것으로 과거 연구에서 이미 밝혀졌다"며 "이번에 효력이 입증된 6-MSITC는 피실험자가 복용한 알약 속 와사비 추출물 100mg 중 0.8mg 포함됐다"고 전했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도 등장하는 와사비 덮밥. 일본인들은 와사비를 여러 방법으로 먹는다. <사진=TV도쿄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6-MSITC가 기억을 관장하는 뇌 해마에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했다. 와사비에 함유된 6-MSITC가 혈액뇌관문을 통과하면서 해마 등 뇌 조직에 직접 작용, 인지력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다.

와사비는 국내에서 고추냉이로 순화해 사용하지만 속만 같을 뿐 엄연히 다른 품종이어서 명칭 논란이 계속된다. 와사비는 일반적으로 갈아낸 형태로 섭취하며, 특유의 톡 쏘는 청량감 때문에 회에 곁들여 소비된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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