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세계 최장 우주 체류 기록을 보유한 비행사들의 전설 페기 윗슨(62)이 젊은 후배들을 제치고 다시 한 번 전인미답의 경지에 도달할지 주목된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22일 오후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을 이용해 실행된 자사의 민간 우주비행 미션 'Ax-2' 진행 상황이 순조롭다고 전했다.

'Ax-2' 미션은 '팰컨9' 로켓에 탑재된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곤'을 이용, 비행사 4명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해 12일간 과학 실험 등 정해진 임무를 수행하고 귀환하면 성공한다. 이번 미션을 통해 최초의 여성 민간 우주여행 사령관 타이틀을 얻은 페기 윗슨으로서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22일 오전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된 '크루 드래곤'은 무사히 ISS로 향하는 중이다. 우주선에는 페기 윗슨을 비롯해 미국 전직 카레이서 출신 사업가 존 쇼프너, 사우디아라비아 우주비행사 알리 알카니와 같은 국적의 생물학자 라야나 바르나위 등 4명이 탑승했다.

많은 우주비행사가 롤모델로 꼽는 페기 윗슨. 그야말로 전설이다. <사진=액시엄 스페이스 공식 홈페이지>

이번 미션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첫 여성 비행사 라야나 바르나위의 참가로 이목이 집중됐지만, 그 이상으로 페기 윗슨이 주목받고 있다. 여성 및 미국 국적 비행사 최장 우주 체류 기록을 가진 페기 윗슨은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언젠가 현실이 될지도 모를 민간 우주여행 시대의 가능성을 스스로 시험하고 있다. 

사실 페기 윗슨은 인류의 우주개발 역사 자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한 그는 미 항공우주국(NASA)에 입사, 2002년 '익스페디션 5' 미션의 일원으로 처음 ISS에 장기 체류했다. 2007~2008년 두 번째 임무인 '익스페디션 16'에서는 ISS 임무를 총괄할 최초의 여성 사령관에 임명됐다.

2009년 NASA 비행사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자리인 수석 우주비행사에 여성 최초로 발탁된 페기 윗슨은 2017년 ISS 체류 미션에서도 사령관을 맡아 또 한 번 대기록을 세웠다. 당시 289일간 ISS에 머문 그는 크리스티나 코흐가 328일로 새 기록을 쓰기 전까지 여성 비행사의 최장 단일 우주비행 기록도 보유했다.

'Ax-2' 미션에 참가한 우주비행사들. 왼쪽부터 라야나 바르나위, 존 쇼프너, 페기 윗슨, 알리 알카니 <사진=액시엄 스페이스 공식 홈페이지>

이밖에도 페기 윗슨은 최고령 여성 우주비행사, 최장 여성 우주비행, 최장 선외 미션(60시간 21분) 등 값진 타이틀을 여럿 보유했다. 페기 윗슨의 선외 미션 기록은 세계 전체 우주비행사 중 무려 5위다.

오랜 시간 NASA에서 활약한 페기 윗슨은 퇴직 후 곧바로 민간 업체 액시엄 스페이스로 옮겨 화제가 됐다. 이직 당시 그는 "액시엄 스페이스 같은 젊은 사람들이 이끄는 민간 기업들이 언젠가 우주여행 시대를 활짝 열 것"이라고 발언했다.

NASA 재직 시절부터 민간 우주여행 실현에 목표를 뒀던 페기 윗슨은 현재 액시엄 스페이스의 유인 우주비행 디렉터를 맡고 있다. 'Ax-2' 미션의 사령관을 회사가 제안했을 때 그는 "새로운 관점의 상업 우주비행의 초석이 될 수 있겠다"며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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