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의한 침식이 이집트 기자 대스핑크스(Great Sphinx of Giza)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스핑크스는 사막에 자리한 거대한 바위 하나를 인부들이 통째로 깎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뉴욕대학교 쿠란트 수학연구소(CIMS)는 최근 공개한 실험 보고서에서 기자의 대스핑크스는 사막의 모래바람을 맞으며 오랜 세월 침식돼 현재와 비슷한 형상을 먼저 갖췄고, 인부들의 작업이 더해져 현재에 이른다고 전했다.

대스핑크스는 인간의 머리와 사자의 몸을 가진 거대한 석상이다. 이집트나 그리스 설화 속 괴물 스핑크스를 형상화한 조각 중 가장 큰 대스핑크스는 만든 시기나 목적 등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다.

이집트 기자의 모카탐 층군을 모방해 제작한 인공 산. 모래바람을 재현한 물에 의해 대스핑크스와 엇비슷한 형상으로 변모했다. <사진=CIMS 공식 홈페이지>

고고학 및 역사학자들은 사막의 거센 모래바람이 거대한 바위 하나를 깎아 기묘한 형상이 됐고, 이를 유심히 본 고대 이집트 제4왕조 4대 파라오 카프레가 명을 내려 현재 모양대로 조각했다고 추측한다.

CIMS 연구팀은 고대 이집트의 자연환경이 대스핑크스의 초반 형상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궁금했다. 오랜 세월 대스핑크스 주변의 현장 조사를 거듭한 연구팀은 기자 고원을 뒤덮은 단단한 퇴적층과 부드러운 퇴적층이 연속된 일명 모카탐(Mokattam)층군을 모방했다.

이집트 기자의 대스핑크스. 만든 이들이나 시기, 방법 등 많은 부분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사진=pixabay>

실험 관계자는 "부드러운 점토 속에 단단하고 침식성이 낮은 물질을 매립해 작은 인공 산을 만들었다"며 "이후 모래바람을 임의로 재현하자 인공 산은 형태를 바꾸면서 결국 스핑크스와 비슷한 형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더 단단한 재료가 대스핑크스의 머리 부분이 되고 무른 부분이 빨리 깎여 나가 몸통과 다리 등을 형성한 것"이라며 "이번 발견은 대스핑크스가 바람의 침식과 사람들의 작업이 더해져 완성됐다는 학자들의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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