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 하나씩 구비된 병따개 같은 생식기를 가진 신종 갑충이 남미에서 발견됐다. 곤충학자들은 독특한 생식기 모양에 착안해 맥주 브랜드를 딴 이름을 붙여줬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는 17일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 9월 신종으로 확인된 곤충강 딱정벌레목 반날개과 론코빌리우스 칼스버기(Loncovilius carlsbergi)를 소개했다.

론코빌리우스 칼스버기는 코펜하겐대학교와 덴마크 자연사박물관 생태 조사팀이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 공동으로 진행한 갑충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반날개과 신종 6종 중 하나다.

칠레 및 아르헨티나 고산지대에서 발견된 신종 반날개과 곤충 론코빌리우스 칼스버기 <사진=코펜하겐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몸길이 약 1㎝의 론코빌리우스 칼스버기는 생식기가 병따개와 흡사해 조사팀을 놀라게 했다. 이들은 덴마크 국민 맥주 칼스버그를 신종 이름에 집어넣었다. 칼스버그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보호를 위한 조사팀 활동을 지원해 왔다.

조사팀 관계자는 "희한하게 생긴 론코빌리우스 칼스버기 수컷의 생식기를 현재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곤충 생식기는 종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진화하기 때문에 동물을 특정할 때 반드시 확인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반날개과 곤충은 아주 다양하지만 론코빌리우스 칼스버기처럼 특이한 종은 많지 않다"며 "이 생물의 독특한 생식기는 아마 자신들이 다른 종과 섞이는 것을 막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론코빌리우스 칼스버기 수컷의 생식기 확대도. 병따개를 닮아 이름에 덴마크 맥주 칼스버그가 들어갔다. <사진=코펜하겐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2600m 고산지대에서 발견된 론코빌리우스 칼스버기는 다리에 끈끈한 액체가 묻은 것이 특징이다. 조사팀 관계자는 "신종은 이 끈끈이를 이용해 식물에 매달리는 것은 물론, 더 작은 곤충을 꽉 붙잡아 포식한다"며 "이 곤충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반날개과의 생존 전략을 보여주는 듯하다"고 말했다.

곤충학자들은 전 세계에 분포하는 반날개과가 대략 7만 종이라고 본다. 조사팀은 론코빌리우스 칼스버기가 일부 반날개과 곤충처럼 멸종 위기종일 수 있으며, 하루 약 150종의 생물이 사라지는 점에서 시급한 생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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