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는 생물이 늘어나는 가운데, 연어들이 새로운 서식지를 마련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환경 변화에 직면한 동물이 도태되지 않고 적응하는 진화생물학의 실제 사례에 관심이 쏠렸다.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논문을 통해 연어들이 기후변화에 따라 기존 활동 영역을 잃겠지만 새로 형성되는 하천에 빠르게 적응할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팀은 지구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녹으면서 앞으로 다양한 생물의 생태가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와중에 멸종하는 종이 있는가 하면, 연어처럼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도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실험 관계자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대규모 빙하기에서 알 수 있듯 지구 환경은 늘 변화한다”며 “많은 생물들은 자신들이 번영할 조건을 찾아 이동하며, 그로 인해 새로운 기회를 얻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생물들이 지구 환경 변화에 따라 강요받는 선택지들은 실로 다양한 결과를 가져오곤 한다”며 “연어는 변화에 상당히 빨리 적응하는 동물 중 하나여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같은 생각을 입증한 자료는 빙하 융해를 향후 80년에 걸쳐 시뮬레이션한 결과치였다. 온난화 등 다양한 기후 변화 예측치를 대입해 빙하 융해 추이를 살핀 결과 북미 서부 62만3000㎢에 걸쳐 광범위한 하천 그룹이 새로 형성됐다.
실험 관계자는 “빙하 융해로 강이 생성될 지역과 연어가 선호하는 기존 서식지를 대조해 보니 새로운 하천 6000여㎞ 중 2000㎞ 가까이가 연어가 살기 적합한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조사에서 이미 빙하가 후퇴해 생긴 강에 연어 떼가 정착한 사실이 관찰됐다”며 “이번 연구는 빙하 융해에 의한 연어들의 적응 가능성을 한층 먼 미래까지 예측한 첫 성과”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향후 환경 변화가 야기하는 새 서식지들이 생물이 살기에 어떤 환경일지 심층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아울러 빙하의 융해로 만들어지는 지역을 인간들이 소중하게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험 관계자는 “얼음으로 뒤덮인 지역들은 대체로 풍부한 광물자원이 잠들어 있다”며 “인간이 욕심을 자제하지 못한다면 빙하의 후퇴에도 천만다행으로 살아남은 동물들은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