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비할 친환경 식물로 각광받는 분개구리밥(wolffia globosa)을 우주식으로 만드는 실험이 태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태국 마히돌대학교 생명공학 연구팀은 13일 공식 채널을 통해 현재 유럽우주국(ESA)과 공동 진행 중인 분개구리밥 우주식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분개구리밥은 한국을 비롯해 세계 어느 국가에서나 관찰되는 수초 개구리밥(부평초)의 한 종류다.

연구팀은 잎이 작고 어디서든 잘 자라는 분개구리밥을 현재 다양한 강도의 중력 하에서 키우고 있다. 분개구리밥은 영어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일반 개구리밥과 달리 아주 작은 구슬 모양이 특징이다.

개구리밥 중에서도 작은 분개구리밥은 뿌리와 줄기가 없는 구슬 형태의 독특한 외형이 특징이다. <사진=pixabay>

마히돌대학교와 ESA가 분개구리밥에 주목한 이유는 특유의 생명력이다. 최소 0.3㎜, 최대 1.5㎜로 크기가 작은 분개구리밥은 꽃 역시 0.1~0.2㎜로 초소형이다. 눈에 잘 띄지도 않는 분개구리밥은 어디서든 적응하고 무럭무럭 크는 데다 유전자 조작도 쉽다.

연구팀 관계자는 "아시아 각지의 물가에 분개구리밥을 띄워놓고 여러 강도의 중력을 발생시켜 관찰 중"이라며 "뿌리도 없는 구슬 모양의 독특한 분개구리밥이 미세 중력 하에서도 발육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우주식으로 개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했다.

태국인들은 예로부터 단백질이 풍부한 분개구리밥을 국물 요리나 샐러드에 넣어 먹는다. 분개구리밥은 영양분이 콩과 견줄 정도로 뛰어나다. 하루에 2배 성장할 정도로 증식 속도가 빠르다. 광합성으로 충분한 산소를 만들어 준다는 장점이 부각돼 환경 전문가들도 눈여겨보는 천연자원이다.

원심분리기로 20G의 중력을 받은 분개구리밥의 확대도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아직 실험 초기 단계지만 분개구리밥은 미세 중력 세포배양 장치에서 문제없이 성장했다"며 "식물이 우주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미세 중력은 물론 로켓 발사 시 발생하는 엄청난 중력도 견뎌야 하므로 향후 연구할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분개구리밥 샘플을 ESA에 보내 원심분리기로 거대 중력을 재현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라며 "우주인이 잠시 견딜 수 있는 최대 중력은 6~7G인데, ESA 원심분리기는 무려 20G를 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SA는 20G의 중력을 받은 분개구리밥 샘플들을 LED 인공 태양광을 이용해 재배할 예정이다. ESA 관계자는 "불과 5~10일 만에 전 생애 주기를 마치는 분개구리밥 샘플이 20G의 중력도 견디고 잘 자란다면 가까운 미래 우주인의 주식이 바뀔지도 모른다"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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