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을 받던 60대 남성의 장에서 살아있는 파리가 발견돼 의학계 관심이 쏠렸다. 학계는 내시경 검사를 위해 복용하는 하제의 영향으로 소화 처리가 가속돼 소화효소가 닿지 않은 것으로 추측했다.
미국 소화기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는 21일 발간한 최신호에서 63세 미국 남성의 대장에서 발견된 살아있는 파리를 공개했다.
학회지에 따르면 남성은 올해 초 결장암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수면 중인 남성의 대장을 살펴보던 의사는 대장 상부를 지나던 카메라에 파리가 잡히자 아연실색했다.
의사는 파리가 강한 위산 지옥을 뚫고 살아남은 점이 의아했다. 더욱이 파리는 꼼짝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살아있었고 외형도 상당히 멀쩡했다. 내시경 담당 의사는 이 내용을 학회에 알렸고 미국소화기학회지에 소개되기에 이르렀다.
멀쩡한 파리가 어떻게 사람의 횡행결장에 도달했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다. 일부는 과일이나 채소에 붙은 파리 알이나 애벌레가 위산을 견디고 장내에서 부화한 것으로 생각했다.
다만 남성은 내시경 검사 전날 의사가 시키는 대로 투명한 액체 하제 외에는 입에 대지 않았다. 단식이 시작되기 전날에는 피자와 양상추를 먹었는데 여기서 파리의 알이 딸려 들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학회지는 “전에도 산 무당벌레가 남성의 장내에서 발견됐다는 증례가 보고됐다”며 “당시 내시경 검사를 위해 먹은 하제에 의해 소화처리가 가속돼 위나 소장의 소화효소가 벌레에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이 역시 어디까지나 추측”이라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