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화성 탐사와 관련된 주요 미션 일부를 축소한다는 방침을 밝혀 논란이 계속된다. NASA는 미국 의회가 우주개발 예산에 대한 소극적·비관적 태도를 유지해 내린 선제적 대응이라는 입장이지만 의회는 화성 탐사 속도가 느려져 경쟁 국가에 선수를 뺏길 것으로 우려했다.

NASA는 최근 공식 X(구 트위터)를 통해 최소 80억 달러(약 10조4400억원)에서 최대 110억 달러(약 14조4000억원)가 소요되는 화성 샘플 회수(Mars Sampl Return, MSR) 미션 일부를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NASA는 현재 유럽우주국(ESA)과 공동으로 화성의 토양 및 암석 조각 샘플을 채취해 우주선을 통해 회수하는 3단계 미션을 진행하고 있다.

NASA가 2030년대까지 화성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프로젝트의 주요 미션을 축소해 논란이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의 결정에 일부 의원들은 반발했다. 11월 이후 돌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예산 삭감을 우려한 조치라지만 국가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어서다. 실제로 상원 및 하원 의원 6명은 지난 21일 NASA를 이끄는 빌 넬슨(81) 국장에 서한을 보내 이번 결정이 경솔했다고 비판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미국이 전략적 우주기술 경쟁에서 다른 국가를 크게 앞서고 중국의 우주개발이 초래할 국가 안보 과제에 대응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의원은 NASA의 활동 축소로 2030년대까지 예정된 MSR 자체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원들은 NASA의 MSR 미션 축소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우주개발 계약 파기, 전문 인력의 연쇄 실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NASA와 연계해 달, 화성 등 천체 탐사를 진행하는 록히드마틴, 노드롭그루먼, 시에라네바다코퍼레이션 등 관련 업체들 역시 NASA의 재고를 촉구했다.

화성 표면 샘플을 지구로 옮기는 NASA와 ESA의 공동 MSR 개념도. 퍼서비어런스의 채취부터 헬기, 착륙선, 소형 궤도선을 활용하는 단계까지를 보여준다. <사진=NASA·ESA 공식 홈페이지>

MSR 미션은 지난해 NASA가 최우선 과제로 지정하며 주목받았다. 2021년 2월 화성에 착륙한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채취한 화성 토양 및 암석 샘플을 3단계 미션을 통해 지구로 가져오면 화성에 생명이 존재했는지, 미래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을지 파악할 것으로 기대돼 왔다.

퍼서비어런스는 이미 1단계 MSR 미션을 마치고 채취한 샘플들을 8개 튜브에 밀봉했다. 튜브들은 화성 샘플을 수십 년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2028년 예정된 2단계 미션에서는 튜브가 두 번째 로버에 회수돼 소형 로켓에 실려 화성에서 발사된다. 3단계 미션에서 로켓은 대형 우주선에 다시 회수되고, 2030년대 초중반 샘플이 지구로 반입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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