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에 잘 몰입하고 남의 말을 잘 받아들이는 사람일수록 최면에 잘 걸린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뇌 과학자로 구성된 국제 연구팀은 사독 전 학술지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최면술이 누구는 잘 걸리고 누구는 그렇지 않은 이유를 파헤쳤다. 남녀 75명을 모집한 연구팀은 최면에 걸리기 쉬운지 객관적인 평가 항목을 제시하고 사전 스크리닝을 실시했다. 여기서 점수가 양 극단에 분포하는 40명, 즉 최면의 영향을 받기 쉬운 사람과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이들을 추려냈다.
이후 연구팀은 특정한 암시를 주는 대본을 읽어주고 뇌파도(EEG)를 이용해 40명의 최면 유도 전후 신경 활동을 기록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신경생리학적 특징을 분석, 최면 도입 전후 최면 감수성이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을 구분해냈다.
실험 관계자는 "최면 유도 전 신경 활동의 주기 또는 비주기적 지수 차이는 어떤 사람의 최면 감수성과 상관관계가 뚜렷했다"며 "EEG 결과를 보면 대체로 비주기적 신호의 차이가 사람의 최면 반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신경 활동의 비주기적 지수는 정신적 안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최면은 타인의 제안이나 지시를 곧잘 따르거나 정신적 몰입 또는 심신의 릴랙스가 쉬운 이들이 보다 잘 걸린다고 연구팀은 결론 내렸다.
실험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어떤 사람이 최면에 걸리기 쉬운지 아닌지 최면을 걸기 전부터 높은 확률로 알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면은 범죄 수사에 적극 도입되는 추세인데 최면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다"며 "최면 수사의 타당성을 범죄 유형별로 평가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