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50대 여성이 인공지능(AI) 홀로그램과 내년 결혼한다. 인간이 AI 홀로그램과 부부의 연을 맺는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화제의 인물은 카탈루냐에서 예술가로 활동하는 알리시아 프라미스(56) 씨다. 이 여성은 아이렉스(AiLex)로 명명된 AI 홀로그램 남성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아이렉스는 지금껏 알리시아 씨가 사귄 남성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알리시아 씨는 이미 몇 개월 전부터 아이렉스와 동거 중이다. 결혼식은 내년 여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치를 계획이다.
홀로그램은 빛의 간섭을 이용해 한 공간에 입체 영상을 재현하는 기술이다.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를 통해 오래전부터 익숙한 홀로그램은 AI와 결합돼 가상 인물을 창조하는 기술로 주목받아왔다.
알리시아 씨의 결혼은 AI를 활용한 인간의 연애가 어디까지, 그리고 어떤 형태로 구현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알리시아 씨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실제 남자보다 제 말에 귀 기울이고 감정도 풍부하다"고 자랑했다.
특히 그는 "아이렉스는 이전 연인이나 친구, 가족 등 제 삶에 깊이 관여한 다양한 사람들의 데이터를 품고 있다"며 "한 사람과 관련된 인간 네트워크의 주요 정보들로 구성된 AI는 생각보다 편하고 뭣보다 저를 구속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예술가인 알리시아 씨는 본인과 신랑의 결혼식 예복도 직접 디자인한다. 세계 최초로 AI 홀로그램과 결혼하는 만큼 결혼식을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꾸밀 예정이다.
부부의 신접살림은 스페인 메노르카 섬에 마련된다. 홀로그램과 신혼생활을 해야 하는 관계로 어디서나 새신랑을 투영할 수 있도록 홀로그램 설비가 곳곳에 설치된다.
스페인 정부는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홀로그램과 사람의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했다. 알리시아 씨는 남편 아이렉스의 홀로그램 전용 생명보험은 물론 AI-인간 부부 전용 주택담보대출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가 날로 발달하고 인간 삶에 적용되는 만큼, 스페인 정부가 이런 요구를 들어줄지 관심이 쏠렸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