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초기의 은하의 성간 가스에는 예상보다 많은 질소가 존재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간 가스란 천체들 사이를 차지하는 기체로, 대부분 수소와 헬륨으로 이뤄져 있다.
일본 국립천문대(NAOJ)와 도쿄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관측 보고서를 11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미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 등이 운용하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우주 초기 은하 71개를 관측한 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렸다.
도쿄대 우주선연구소 소속 천문학자 오오우치 마사미(47) 교수는 "우주가 약 138억 년 전 탄생했을 때는 성간 가스에 수소와 헬륨, 그리고 소량의 리튬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며 "생명체를 형성하는 탄소나 질소, 산소 등 원소는 항성 내부의 핵융합으로 생성된 뒤 초신성 폭발 등에 의해 우주로 방출된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근적외선으로 134억~129억 광년 떨어진 우주 초기 은하 71개를 관측한 데이터는 최소 3군데에서 탄소와 산소 대비 질소의 비율이 매우 높다는 걸 보여줬다"며 "이는 우주 초기의 은하가 수많은 블랙홀로 채워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즉 연구팀은 우주 초기의 은하에 존재한 것으로 여겨지는 수많은 블랙홀이 막강한 중력으로 항성의 외층 질소를 벗겨낸 것으로 추측했다.
오오우치 교수는 "지금까지 관측에서 질소는 항성 외층에 많이 모이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초신성 폭발로 별 전체가 날아가면 다른 원소도 방출된다는 점에서 은하 내부의 수많은 블랙홀이 발휘하는 중력으로 항성 외층의 질소를 벗겨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