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반세기 만의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의 핵심 3차 미션을 1년여 연기했다. 최근 잇따른 우주개발 사업 실패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빌 넬슨(82) NASA 국장은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인류를 반세기 만에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Artemis)' 계획의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발표했다.

NASA는 우주비행사가 달 표면에 안착하는 '아르테미스III' 미션을 당초 2025년 12월에서 2026년 9월로 미룬다. 빌 넬슨 국장은 "미션의 핵심인 차세대 유인 우주선 '오리온(Orion)'의 안전상 문제가 주된 이유"라며 "록히드 마틴이 담당하는 '오리온' 제작 과정에서 새로운 불안 요소가 발견된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NASA는 오리온 우주선(사진)의 안전상 문제를 이유로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III 미션을 1년여 연기했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전문가들은 NASA가 이제라도 '아르테미스' 계획 일정을 유연하게 조정하기 시작했다고 반겼다. NASA는 2022년 '오리온' 우주선을 차세대 로켓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SLS)'에 실어 발사하는 '아르테미스I' 미션이 엔진 문제와 기상 악화 등으로 5차례나 연기되자 조바심을 낸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부에서는 NASA의 결정이 우주개발 강국 러시아의 퇴보에 이은 미국의 쇠퇴를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왔다.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을 완성한 중국, 처음으로 달 남극에 탐사선을 보낸 인도의 약진과 반대로 러시아와 일본, 미국 등 전통의 우주개발 강국들은 최근 잇단 실패를 겪은 것이 사실이다.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러시아는 지난해 인도보다 먼저 달에 탐사선을 보내려다 보기 좋게 망신을 당했다. 일본은 차세대 로켓 '입실론' 6호와 'H3'가 차례로 공중에서 분해되는 아픔을 겪었다.

슈퍼 헤비와 연결돼 힘차게 솟아오르는 스타십. 공중에서 폭발했다. <사진=스페이스X 공식 X(트위터)>

미국은 8일 발사된 아스트로보틱 사의 '페레그린'을 통해 세계 최초의 민간 업체 달 착륙을 노렸다. '페레그린'은 로켓 사출에 이어 궤도 안착까지 성공했지만 태양광 패널이 태양 쪽으로 향하지 않는 자세 제어 결함이 발생, 사실상 달 착륙이 어려워졌다.

전기차 황제 일론 머스크(53)가 이끄는 스페이스X 역시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 개발에 애를 먹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초대형 추진체 '슈퍼 헤비(Super Heavy)'와 결합된 '스타십'이 지난해 4월 폭발하는 것을 지켜보고 "그래도 성과가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지만 7개월 뒤 같은 실패를 또 겪어 자존심을 구겼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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