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이하라면 스트레스 해소를 통해 흰머리를 복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신적 고통과 새치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는 많지만 특정 연령대에서 흰머리를 되돌릴 방법이 발견된 건 이례적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최근 국제 학술지 ‘셀 바이올로지(Cell Biology)’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흰머리를 늘린다는 기존 실험 결과를 토대로, 정신적 부담을 확실히 해소할 경우 하얗게 변한 머리가 얼마나 회복되는지 관찰했다.
흰머리를 가진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를 모집한 연구팀은 저마다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풀게 했다. 그 결과 2주간 휴가를 떠난 사람의 새치 5가닥이 완전히 복구됐다. 이런 현상은 수염이나 음모 등 다른 체모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 관계자는 “원래 스트레스와 흰머리의 상관관계는 익히 알려진 바”라면서도 “휴가나 여행에 따른 스트레스 해소가 백발 회복에 이 정도 좋다는 건 미처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스트레스가 건강을 해친다는 걸 알면서도 현대인들은 이를 쉽게 무시한다”며 “고민을 줄이면 흰머리가 준다는 걸 널리 알리면 사람들의 스트레스 관리가 보다 체계적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런 효과는 40세 이상 피실험자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연구팀은 미래 예방 과학에서 흰머리가 스트레스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기됐다. 실험 관계자는 “머리카락은 세포 수준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며 “의사가 모발 색소로 스트레스를 진단할 수 있다면 다양한 병증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화를 상징하는 흰머리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거리다. 지속적인 염색이 사실상 최선인데, 최근 줄기세포를 활용한 치료 가능성도 전해졌다. 머리색이 되살아날 때 줄기세포가 작용한다는 사실은 이미 학계에 보고돼 있다. 의학계는 몸의 어떤 세포라도 될 수 있는 줄기세포가 새치 완화는 물론 뇌종양, 심장질환 및 폐질환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스트레스를 최대한 받지 않는 노동시간이 하루 5시간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 이상 일하면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소모되기 시작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경고했다.
실험 관계자는 “사실 하루 5시간만 일하도록 하는 고용주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근무 시간을 5시간 이내로 줄일 수 없다면 그 외 시간을 활용해 가능한 스트레스를 날려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