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중 사라진 누비아 문명의 발굴 기록을 학자들이 우연히 되찾았다. 학계는 고대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누비아 문명의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영국 역사·고고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15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제2차 세계대전 중 잃어버린 누비아 유적 발굴 자료를 찾았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역사 자료를 살펴보던 중 우연히 누비아 발굴 기록을 확인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유실된 것으로 추측되는 일련의 자료에는 1900년대 초 대대적으로 진행된 누비아 유적 발굴 과정이 담겼다.

1907년 시작된 누비아 1차 발굴 조사 현장 <사진=맨체스터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누비아인들의 말과 문자, 생활상은 고대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을 구성하지만 자료가 별로 없다”며 “맨체스터대학교 이집트학 전문가 제니 메트컬프 교수가 1907~1911년 누비아에서 실시한 1~4차 발굴조사 보고서의 일부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누비아는 이집트 나일 계곡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지역의 고대 지명이기도 하다. 현재의 수단 북부와 이집트 남부에 해당하며, 기원전 3000년 무렵 고대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누비아 문명이 발상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수천 년 동안 다양한 문화와 왕국이 탄생하고 몰락했다. 쿠시 등 문화·역사적으로 연구 가치가 충분한 왕조들이 거쳐갔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가 다스린 적도 있는 누비아는 하누비아와 상누비아 두 지역으로 구분된다.

1900년대 초 이뤄진 누비아 유적 발굴 조사에서 드러난 무덤 <사진=맨체스터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자료들은 제니 메트컬프 교수가 1907~1908년 진행한 1차 누비아 발굴 상황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당시 교수는 누비아인 묘지 약 150곳을 발견했고, 무덤 약 2만 기에서 유골 7000여 구와 다수의 유물을 회수했다.

1908~1909년 2차 누비아 발굴에는 맨체스터대학교 해부학자 그라프턴 엘리엇 스미스 교수가 참여했다. 누비아 문명에 대한 해부학적 관점의 조사와 연구가 이뤄졌다. 유골의 발견 장소나 연대, 나이와 성별, 두개골 및 장골 등 뼈의 형태와 크기, 질병 유무가 상세하게 적혔다.

조사 관계자는 “1, 2차 발굴 기록으로 누비아인들의 생활상을 어느 정도 재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3, 4차 발굴 기록도 입수할 경우, 역사학자와 고고학자들이 그간 몰랐던 누비아 문명의 비밀이 여럿 드러날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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