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언어를 익힌 새들은 동료들에게 이를 가르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시드니에 자리한 호주박물관(Australian Museum) 연구팀은 5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인간의 단어나 문장을 익힌 새들은 이를 동료들에게 능숙하게 가르친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인간의 말을 익히고 따라 하는 앵무새나 잉꼬, 구관조의 표현력 및 지능을 고려하면 이번 연구 결과는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는 입장이다. 일부 새가 인간의 말을 배우는 것은 익히 알려졌지만 동료들에게 전파하는 것까지는 그간 알려진 바가 없어 학계 관심이 쏠렸다.

앵무새는 인간으로부터 습득한 문장과 단어를 동료에 가르치고 전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아무도 없는 울창한 숲속에서 사람의 음성이 들린다는 주민 신고를 토대로 조사에 나섰다. 문제의 음성을 앵무새가 냈다는 것을 알아낸 연구팀은 인적이 드문 숲에서 새들이 어떻게 사람 말을 배웠는지 궁금했다.

숲에서 가까운 민가를 돌며 탐문을 벌인 연구팀은 키우던 앵무새를 잃어버린 가정 몇 곳을 특정했다. 주인들이 새에게 가르친 문장이나 단어를 확인한 연구팀은 주민 신고와 대조하는 과정에서 집을 나간 앵무새가 야생의 동료에게 인간의 말을 가르쳤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 관계자는 "인간과 살면서 인사나 호칭 등 간단한 문장과 단어를 습득한 앵무새가 어떤 이유로 자연으로 돌아갈 경우, 그 새가 속한 그룹의 동료들은 같은 표현과 단어를 배우고 사용한다"고 전했다.

앵무새나 잉꼬는 사람이 하는 말을 기억하고 그대로 표현할 줄 안다. <사진=pixabay>

이 관계자는 "숲에서 들린 소리들은 '안녕, OO야' 등 인사말이 대부분이었는데, 앵무새를 잃어버린 집의 구성원들이 매일 쓰던 표현과 일치했다"며 "일부 가정은 앵무새나 잉꼬에게 입에 담기 민망한 음담패설을 가르친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학자들에 따르면 새들은 한번 외운 인간의 말을 어미가 새끼에 전하는 사실이 예전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이번 조사는 새들이 인간의 말을 습득해 동료들에게도 전파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새들은 사람의 말은 물론 카메라 셔터 음 같은 특정한 소리를 곧잘 흉내 낸다. 이런 소리들 역시 문장이나 단어와 마찬가지로 동료들 사이에 전파된다는 내용의 논문이 이전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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