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개발의 큰 장애물로 꼽히는 우주 쓰레기를 레이저로 없애는 시도가 학계 관심을 모았다.

일본 오사카대학교 출신 과학자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익스퓨전(EX-Fusion)은 18일 공식 채널을 통해 우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고안한 레이저 집광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 업체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우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상에서 레이저를 발사하는 장치를 고안했다. 원래 핵융합 발전을 위해 개발된 레이저 조사 장치를 지상 기지에 설치해 우주 쓰레기를 없애는 방식이다.

익스퓨전 관계자는 "우주 쓰레기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등 지구 저궤도를 도는 다양한 장비나 시설을 위협한다"며 "통신이나 금융, 위치정보, 내비게이션 등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시스템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일본 민간 업체가 레이저 어블레이션 효과를 활용한 우주 쓰레기 제거를 시도한다. <사진=EOS 스페이스 시스템 공식 홈페이지>

이어 "이미 지난해 10월 호주의 EOS 스페이스 시스템(Space Systems) 사와 제휴해 캔버라 근교에 강력한 레이저 시스템을 설치하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주 쓰레기는 10㎝ 넘는 것이 2만 개, 1㎝ 이상이 50만~70만 개, 1㎜ 이상이 무려 1억 개 지구 저궤도를 떠도는 것으로 생각된다. 주로 노후한 인공위성이나 로켓 부품 등이며, 우주왕복선 표면에서 떨어진 작은 페인트 조각도 해당된다. 우주 쓰레기의 비행 속도는 초속 약 8㎞로 총알의 몇 배나 되는 위력을 발휘한다.

익스퓨전은 고속으로 비행하는 우주 쓰레기의 속도를 줄이고 지구 대기권 아래로 몰아넣어 태우는 방법을 떠올렸다. 이들이 고안한 장치는 직접 우주 쓰레기를 레이저로 격추하는 것이 아니라, 레이저 어블레이션(laser ablation)이라는 현상을 이용한다.

핀란드가 2021년 제작해 발사한 나무 인공위성 위사 우드샛 <사진=UPM 플라이우드 공식 홈페이지>

회사 관계자는 "레이저 어블레이션은 어떤 물체의 표면에 레이저를 집광해 해당 영역의 물질을 제거하는 방법"이라며 "레이저를 쏘면 집광된 영역이 기화하고 플라즈마화 되는데, 그 추진력으로 우주 쓰레기의 속도를 떨어뜨려 대기권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저 어블레이션 효과로 속도가 떨어진 우주 쓰레기들은 지구 대기권에 돌입해 불타 없어진다. 익스퓨전은 이 시스템에 10㎝ 이하의 우주 쓰레기를 추적하는 자사 기술을 적용, 효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주 쓰레기의 위험성은 익히 잘 알려져, 학계는 다양한 제거 방법을 고안해 왔다. 영국은 진공청소기처럼 쓰레기를 빨아들이는 장치를 떠올렸고, 러시아는 끈적끈적한 거품에 쓰레기를 달라붙게 하는 폼 브레이커스 캐처를 설계했다. 핀란드와 일본 등은 아예 인공위성을 나무로 제작하고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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