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보다 약 3배 높은 태양계 최고·최대의 순상화산 화성 올림푸스가 한때 화산 섬이라는 관측 결과에 학계 관심이 쏠렸다.
프랑스 국립 과학센터(Centre national de la recherche scientifique, CNRS)는 이 같은 주장을 담은 관측 보고서를 최근 공식 발표했다.
CNRS 연구팀은 높이 약 25㎞ 이상, 너비 약 540㎞ 이상으로 태양계에서 가장 높고 넓은 것으로 여겨지는 올림푸스가 한때 화산섬일 가능성을 지난해 국제 학술지를 통해 처음 제기했다. 올림푸스의 형태가 지구의 활화산 섬들과 비슷한 점에 주목해온 연구팀은 화성의 북부 저지대가 광활한 바다로 뒤덮인 과거 올림푸스가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올림푸스 산자락을 둘러싼 급경사가 1970년대 초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마리너 9호'에 의해 확인된 이래 태고의 빙하, 대규모 산사태, 바람에 의한 침식 등 다양한 설이 제기됐다"며 "지구의 여러 화산과 대조한 우리 연구에서 올림푸스산 저변의 급경사면은 용암이 물에 흘러 들어가 형성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CNRS의 연구에는 NASA 화성 탐사선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MGS)'에 탑재된 레이저 고도계 몰라(MOLA)가 수집한 지형 데이터 및 위성 이미지가 동원됐다. 연구팀은 이를 아조레스 제도의 피코섬, 아프리카 포고섬, 미국 하와이 등 지구상의 활화산 섬 3개소와 면밀하게 대조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올림푸스 산자락의 급경사면은 여러 개의 경사진 층과 암괴로 구성되며, 연대가 비교적 젊은 용암에 의해 부분적으로 묻혀 있음이 밝혀졌다"며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에도 비슷한 지형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용암이 물로 이동하면 온도가 1000℃ 이상에서 수백℃까지 급격히 떨어지는 데다, 용암의 점성이 낮은 상태에서 높은 상태로 변하면서 신속하게 굳어 급경사면을 형성한다"며 "굳어진 용암에 균열이 생겨 부서지면 암괴 전체가 무너져 다음에 발생하는 용암류에 묻히는데, 이런 현상이 화성에서도 일어났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CNRS는 먼 과거에 화성에 풍부한 물이 존재했다는 가설이 이번 연구를 뒷받침한다는 입장이다. 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착륙한 제제로 크레이터의 퇴적물 등 다른 지질학적 증거에 근거하면 화성에는 38억~36억 년 전까지 많은 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퍼서비어런스'의 관측을 통해서는 제제로 크레이터 내에 장기간에 걸쳐 고대 호수가 존재했을 가능성도 떠올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