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카리클로(10199 Chariklo)의 고리를 지탱하는 것은 미지의 양치기 위성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13년 첫 관측된 카리클로는 태양계 소천체가 모인 센타우루스군에 위치하며, 지난해 제임스웹우주망원경에 의해 고리 2개가 발견돼 천문학계를 놀라게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행성학자 아만다 시카푸스 박사 연구팀은 12일 발표한 관측 보고서에서 카리클로의 고리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양치기 위성이 지탱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켄타우루스군은 목성과 해왕성, 천왕성 사이에 궤도를 가진 소천체 그룹이다. 카리클로는 지름 약 302㎞로 그중에서 가장 크다. 주변에 고리 2개가 유지되는 이유로 진작부터 양치기 위성이 꼽혔는데, 이를 입증한 학자는 없다.

소행성 카리클로가 가진 고리의 상상도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공식 홈페이지>

시카푸스 박사는 "카리클로의 가느다란 고리는 각 폭이 수 ㎞ 정도"라며 "이런 빈약한 고리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거기에 물질을 가둬 확산을 막는 뭔가가 있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우리가 세운 가설은 미확인 양치기 위성이 카리클로의 고리를 붙잡는다는 것"이라며 "이를 입증하기 위해 모델을 만들고 고리를 구성하는 무수한 입자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작은 위성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양치기 위성은 행성과 고리의 간극을 유지하고 고리의 구성 물질을 잡아두는 것으로 여겨진다.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연구팀은 카리클로의 양치기 위성이 지름 약 12㎞로 아주 작을 것으로 추측했다.

2023년 2월 발표된 콰오아의 첫 번째 고리. 로슈 한계를 넘어선 사례다. <사진=리우데자네이루연방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시카푸스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카리클로와 고리의 거리가 천체끼리 접근할 수 있는 최단 거리 로슈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맞췄다는 점도 알아냈다"며 "로슈 한계 이상에 가까워지면 고리를 구성하는 물질은 중력에 의해 위성에 끌어가 버린다"고 설명했다.

박사는 "행성의 고리에 관해서는 상당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소천체 주변의 고리 형성이나 진화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점이 많다"며 "우리 연구 역시 100% 확실하지는 않지만, 카리클로의 양치기 위성의 규모까지 시뮬레이션한 점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천문학계에 따르면, 소행성 고리는 해왕성 바깥을 도는 하우메아(Haumea)와 키론(Chiron)에서도 확인됐다. 카이퍼 벨트에 속한 소행성 콰오아 역시 고리 2개를 가졌다는 사실이 지난해 2월과 5월 발표됐다. 특히 콰오아의 고리는 로슈 한계 법칙을 벗어나 학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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