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기 웜뱃 와인이 34세로 세계 최고령 기네스 기록을 스스로 갈아치웠다. 호주 태즈메이니아 등지에 서식하는 유대류 웜뱃의 평균 수명은 최대 25년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기네스 협회는 1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일본 오사카 이케다시 사츠키야마 동물원의 명물 웜뱃 와인이 지난 14일을 기해 34세 100일간 생존 중이라고 전했다.

와인은 지난 2022년 1월 31일 32세 86일을 기록하며 '인간이 사육한 세계 최고령 웜뱃' 타이틀을 따냈다. 기네스 협회에 따르면 이전 장수 기록을 가진 웜뱃은 호주 야생공원에서 사육되다 2017년 죽은 패트릭(32)이다. 그보다 약 3년을 더 생존한 와인은 현재 건강해 향후 몇 년은 거뜬히 살 것으로 동물원은 기대했다.

일본 사츠키야마 동물원의 명물 와인. 이달 14일까지 34세 100일간 생존한 세계 최장수 웜뱃이다. <사진=사츠키야마 동물원 공식 홈페이지>

기네스 협회 관계자는 "새끼 때인 1989년 11월 어미를 로드킬로 잃은 와인은 태즈메이니아 론세스턴 시 보호소에 머물렀다"며 "1990년 론세스턴의 자매도시 이케다시에 친선대사 자격으로 이주한 와인은 웜뱃 특유의 친화력과 온순한 성격으로 금세 사랑을 독차지했다"고 전했다.

동물학자들에 따르면 자연 상태의 웜뱃은 5~15년 생존하며, 사육되는 웜뱃의 경우 수명이 20~25년이다. 와인은 웜뱃 최장 수명의 10년가량을 더 살고 있다.

와인은 함께 이주한 암컷 두 마리 중 하나인 원더와 교미해 새끼 두 마리를 낳았다. 이는 호주 웜뱃이 해외에 임대돼 번식한 최초의 성공 사례다.

기네스 세계협회 최고령 타이틀 갱신 기념 영상 중에서 <사진=사츠키야마 동물원 공식 홈페이지>

동물학자들은 와인의 장수 비결이 스트레스가 적은 평화로운 일상이라고 분석했다. 사츠키야마 동물원 관계자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와인은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으며 스트레스가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며 "아침에 일어나면 먹이를 먹고 들판을 쏘다니는 와인은 따스한 볕 아래서 낮잠을 자고 저녁에도 산책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식사 메뉴는 대략 정해져 있어 아침은 풀과 고구마, 저녁은 풀, 고구마, 당근, 호박, 사과로 구성된다"며 "나이가 많은 와인을 배려해 채소와 과일 모두 잘게 썰어 급여하며, 나이가 들면서 불편해질 수 있는 계단 같은 시설을 계속해서 철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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